[뉴스토마토 한형주기자] 외국인의 변덕스런 매매동향에 따라 희비가 반복되는 전기전자업종을 바라보는 투자자 시선이 불안하다.
7일 거래소 전기전자업종지수(-2.92%)는 전거래일 대비 3% 가까이 급락한 8554.35포인트에 장을 마치며 사흘만에 상승분을 반납, 코스피지수 하락을 이끌었다.
종목별로
삼성전자(005930)는 1분기 실적부진 우려가 외국인과 기관의 쌍끌이 매도를 유발, 전거래일 대비 3만9000원(4.13%) 큰 폭 밀린 90만6000원을 기록하며 90만원선마저 위협받았다.
시장에서 삼성전자의 1분기 영업이익이 당초 예상치인 3조5000억원에 못 미칠 것이라는 우려가 확산되며 주가 하락을 부추겼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외국인 매도 → 전기전자 하락'이라는 공식은 단순히 전기전자업종내 지수와 연관성이 높은 대형주들이 많이 포진돼 있는 데 따른 착시현상이라고 진단했다.
실제로 이날 유가증권시장에서 장중 내내 정보기술(IT)주들을 매도한 외국인은 막판 42억원의 소폭 '사자'로 돌아서 사실상 사흘째 사들였다.
지기호 LIG투자증권 투자전략팀장은 "이날 IT주들의 급락은 외국인 주도의 매도에 의한 것이라기 보다는 실적 부분의 우려가 일시적으로 부각된 데 따른 결과"라고 진단했다. 스마트폰과 태블릿PC 등의 출시로 높아진 실적 기대감이 일시에 꺾이면서 낙폭을 키웠다는 것.
그밖에 증권가에서는 1분기 실적 우려 외에도 대외여건 불안, 수급악화 등 여러 요인이 복합적인 악재로 작용해 주가를 끌어내린 것으로 해석하고 있다.
박강호 대신증권 연구위원은 "대형 IT주들이 모두 부진하긴 했지만, 이날 가장 두드러진 낙폭을 보인 것은 삼성전자"라며 "1분기 실적 전망이 최근 들어 하향조정세를 보이고 있어 주가에 부정적 영향을 미친 탓"이라고 풀이했다.
박 연구위원은 그러나 "텔레비전(TV)과 PC부문이 부진하고, 디램(DRAM)쪽도 회복이 덜 된 상태"라면서도 "펀더멘털(내재가치)의 큰 폭 훼손을 우려할 만한 소식은 전해지지 않았다"고 말했다.
고유가 추세가 지속되고 글로벌 경제성장률이 둔화될 경우 전기전자 부문의 소비심리가 위축될 소지는 있지만 주가 불안이 장기화되진 않을 것이란 분석이다.
박 연구위원은 "올 한해를 기준으로 IT주들은 결국 선방할 것"이라며 "2~3분기 특별한 이슈가 발발하지 않는다면 관련 종목들이 여전히 투자대안이 될 수 있다"고 진단했다.
권성률 동부증권 연구원은 "이날 급락 요인을 펀더멘털 악화보다는 수급 불안에서 찾아야 한다"며 "실제로 IT업종은 지난해 4분기 부진했던 실적을 현재 벗어나는 분위기여서 전망이 우려만큼 어두운 것은 아니다"고 전했다.
실적에 대한 눈높이가 높아진 상황에서 터진 악재가 주가 낙폭을 키운 것이기 때문에 막상 뚜껑이 열리고 불확실성이 해소되면 주가가 제자리를 찾을 것이란 설명이다.
민상일 이트레이드증권 투자전략팀장도 "올 1분기 실적이 가시화되는 시점에는 우려감이 완화되며 주가가 가파르게 회복할 공산이 크다"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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