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홍지영기자] 포르투갈이 유럽연합(EU)에 구원투수 역할을 자청한데 이어 스페인도 구제금융 대열에 참여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6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현재 스페인을 구제금융으로 몰아갈 수 있는 복병이 산적한 상황이다.
최근 국제신용평가사 무디스는 스페인 은행업종의 취약성이 심각한 것으로 드러나자 스페인 30개 은행의 신용등급을 하향 조정했다.
여기에 심각한 재정 적자와 주택 가격 거품, 그리고 경제성장이 지지부진한 점도 불안을 키우는 요인으로 꼽힌다.
◇ 스페인 구제금융시 유로존 제2금융위기 직면
영국 일간 인디펜던트는 현재 유로존의 보유 자금으로 아일랜드와 그리스에 이어 포르투갈까지는 구제금융 지원이 가능할 정도의 능력은 된다고 밝혔다. 하지만 스페인까지 구제금융 대열에 합류한다면 얘기가 달라진다는 지적이다.
특히, 스페인은 아일랜드·그리스·포르투갈의 전체 경제를 모두 합쳐도 절반 밖에 못미칠 정도로 경제규모가 거대한 수준이어서 우려를 더하고 있다.
김지현 동양종금증권 연구원은 "포르투갈의 구제금융 규모는 800억유로로 추산되지만, 스페인은 4배에 가까운 3000억유로 가량이 필요할 것"이라며 "최악의 시나리오가 현실화된다면, 유로존에 제2금융위기가 도래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인디펜던트 역시 유로존 네번째 경제 대국인 스페인의 무역과 경제시스템이 독일·프랑스·이탈리아·영국과 긴밀하게 연관되어 있기 때문에 쉽사리 무너지진 않겠지만, 만약 무너진다면 구제금융 비용은 어마어마할 것이라고 해석하고 있다.
◇ "스페인 구제금융설? 기우다"
하지만 스페인 구제금융 가능성을 두고 지나치게 예민하게 반응해서는 안된다는 목소리도 만만치 않다.
은행권 부실 사태는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지만, 스페인 정부가 예산·고용시장, 그리고 경기 전반에 대한 재점검에 착수하면서 예상보다 빠른 회복도 가능하다는 설명이다.
실제로 스페인정부는 은행권에 자금력을 늘릴 것을 주문했고, 자체적으로는 20%를 웃도는 실업률 잡기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이에 따라 스페인의 GDP대비 적자율은 2009년 11%에서 지난해 9.2%로 개선된 모습을 보였고, 올해도 목표 수준인 6%대로 적자율이 줄 것으로 전망된다.
김 연구원은 "스페인 정부가 대형은행들로 하여금 부실 저축은행 인수 압력을 넣고 있고, 부동산 가격도 하락 국면에 접어들었다"며 "재정위기에 이를 가능성은 희박하다"고 말했다.
또 "당분간 국내총생산(GDP)가 저성장 기조를 이어가겠지만, 기간의 문제일 뿐 경기 회복을 기대할 만 하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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