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동현기자] 세종시 개발 사업을 놓고 정부와 한국토지주택공사(LH)는 민간 건설사들의 참여를 종용하고 나섰지만 업체들은 선뜻 결정하지 못하는 분위기다.
이미 참여를 결정한 3개 건설사 외 나머지 업체들은 세종시 건설 사업이 조정된 만큼 정부가 토지비 인하와 연체이자 탕감 등의 해결책을 먼저 제시해야 한다고 요구하고 있다.
지난 22일 행정중심복합도시건설청과 한국토지주택공사(LH) 측은 세종시 공동주택 건설에 참여하고 있는 9개 건설사와 간담회를 갖고 이달 말까지 세종시 사업 참여의사를 명확히 해 줄 것을 요청했다.
하지만 세종시에 공동주택 택지를 공급받은 10개 건설사 중 이미 참여를 결정한
대우건설(047040), 포스코건설, 극동건설 등 3개사를 제외한 나머지 건설사들은 서로 눈치만 보며 선택을 주저하고 있는 분위기다.
가장 큰 원인은 세종시 건설 참여시 건설사의 수익성 보장 문제가 해결되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참여 중인 A건설사 관계자는 "택지를 각 건설사에 블록별로 공급하던 2007년에 비해 정책혼란과 사업 장기화로 현재 공급택지의 땅값은 많이 내려갔다"면서 "건설사들로선 토지 공급가를 현실에 맞게 낮춰줄 것을 요구할 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
과다한 토지비가 분양가에 반영되면 결국 고분양가를 낳게 돼 미분양으로 귀결될 수 밖에 없다는 것이 민간 건설사들의 우려다.
더욱이 LH공사는 지난해 12월 세종시 첫마을 1단계 분양에서 3.3㎡당 640만원에 분양한 바 있어 공공부문에서 지나치게 싸게 분양해 수익구조를 해쳤다는 볼멘소리도 나오는 형편이다.
사업 참여 중인 B 건설사 관계자는 "첫마을 2단계 사업 분양가는 민간 분양인 만큼 700만~730만원 대로 책정될 것으로 보이는데 일반 분양이 잘 될지는 의문"이라고 말했다.
지지부진했던 사업 추진 덕에 눈더미처럼 쌓인 연체이자도 건설사들의 부담이다.
공급받은 택지의 분양을 진행 하지 못한 채 이자만 쌓이자 건설사들은 이자에 대한 부담을 정부가 덜어주길 바라고 있다.
건설사들은 지난 2007년 세종시 아파트 용지(전체 7466억원)를 분양받은 이후 계약금과 1~2차 중도금(2572억원)을 낸 상황이며, 연체이자가 950억여원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정부와 LH는 공무원과 정부기관 종사자들의 주거문제 해결에만 관심을 보일뿐 이러한 건설사 요구에 대해 이렇다할 대책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
정부 한 관계자는 "이미 1단계 분양이 성공했기 때문에 세종시에 추가로 아파트를 공급하더라도 사업성에 문제는 없다"며 "더이상 사업 추진을 늦출 수 없다"는 입장을 보였다.
이미 참여를 결정한 대우건설 등 3개사는 생각을 조금 달리하는 분위기다.
대우건설 관계자는 "지지부진한 사업이지만 이미 2월 경 참여하기로 결정했고 분양은 올해 하반기로 예상된다"면서 "세종시 공사 계약이 해지되면 해약금 등을 돌려줘야 하는 등 또 다른 문제가 발생한다"고 언급했다.
포스코건설 관계자는 "세종시의 원활한 주택수급을 위해 참여를 결정한 만큼 활성화 되길 바란다"며 "사업성이 좋다고 말할 수는 없지만 포스코건설은 최고의 위치를 확보한 상황이어서 어느정도 기대감을 가지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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