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이호석기자] 정부와 여당이 추진중인 통신비 인하의 구체적인 내용이 가입비만 1000원을 인하하는 선에서 틀을 잡아가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애초 MVNO 활성화, 모듈형 요금제, 블랙리스트제 도입 등 정책적 대안은 한나라당의 기본료 인하 압박에 밀려나는 모양새다.
양문석 방송통신위원회 상임위원은 1일 "방통위가 마련한 정책 대안들이 사라지고 기본료만 1000원 낮추는 것으로 현재 논의가 진행되는 것으로 안다"고 밝혔다.
양 위원은 또 자신의 블로그에 올린 글에서 "국민에게 궁극적으로 이익이 될 정책 대안들은 사라지고 오로지 기본료만 1000원 인하하게 되면 그 책임은 누가 질 것이냐"며 "통신요금 인하 계획이 한나라당의 정치적 선전용으로 전락했다"고 주장했다.
양 위원은 "현재 통신비 인하 논란이 한나라당의 개입으로 가입비 인하만이 능사인 것처럼 변질됐는데 6개월 후 실질적으로 국민이 혜택을 보게 되는 것은 MVNO활성화, 모듈형 요금제 등의 정책"이라고 설명했다.
만약 방통위와 통신업계가 기본료만 소폭 내리고 시장경쟁을 통한 가격 인하 방안은 포기하게 된다면 '조삼모사'식으로 소비자를 현혹했다는 지적을 피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국민들이 기대한 것은 '정책 대신 기본료'가 아니라 '정책과 함께 기본료'였기 때문이다.
기본료 1000원 인하가 소비자들의 기대 수준을 만족시킬지도 의문이다.
정책 대안을 포기한 방통위와 통신업계는 소비자들로부터도 "겨우 이거냐"라는 비난을 받게 될 공산이 크다.
방통위가 기본료를 깎는 내용의 통신비 인하 방안을 바로 내놓지 못하는 것은 기본료 1000원 인하로 인해 3위 사업자인 LG유플러스가 입게 되는 피해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LG 유플러스는 기본료 인하시 적자가 불가피하다고 주장하고 있으며, 방통위는 이에 대해 쉽게 판단을 내리지 못해 발표 시기가 자꾸 미뤄지고 있다.
홍성규 방통위 부위원장은 "이번주 내로는 발표가 어려울 것"이라고 밝혔다.
뉴스토마토 이호석 기자 arisan@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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