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서지명기자] 이달 중으로 예정된 주파수 경매를 두고 업계 안팎으로 논란이 가중되고 있다.
1.8㎓ 대역을 두고
KT(030200)와
SK텔레콤(017670)의 물밑작업이 한창 진행되는 가운데, SK텔레콤은 사전조율과 다른 입장을 취했다며 KT를 걸고 넘어지고 있고 KT는 이제와서 왜 SK텔레콤이 경매연기를 주장하는지 알수 없다는 입장이다.
방송통신위원회는 주파수 경매일정과 방식에 '수정은 없다'라는 입장이지만 정치권까지 나서 목소리를 내자 고민이 깊어지는 모습이다.
5일 통신업계에 따르면 일찌감치
LG유플러스(032640)의 품에 안긴 2.1㎓ 대역과 달리 1.8㎓ 대역 확보에 사활을 걸고 있는 KT와 SK텔레콤의 신경전이 치열하다.
또 여러 번의 입찰과정을 통해 조금이라도 높은 가격을 낸 사업자에 주파수를 할당하는 동시오름입찰방식으로 경매가 진행되는 것에도 우려의 목소리가 나온다.
경쟁이 과열될 경우, 최저경쟁가격인 4455억원인 주파수 할당대가가 천정부지로 치솟을 수도 있다는 것이다.
SK텔레콤은 KT가 주파수 할당계획을 의결할 당시 800㎒를 희망했던 것과는 달리 갑자기 입장을 바꿨다고 주장하며, 이번 주파수 경매 자체를 연기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특히 지난 주말 국회 문화체육관광방송통신위원회 민주당 소속 국회의원 8명이 성명서를 통해 "주파수 경매가 과열양상을 빚고 있다"며 경매연기를 촉구하는 등 정치권의 목소리까지 등에 업고 있다.
SK텔레콤 관계자는 "승자의 저주 등 경매방식의 부작용에 대한 우려감이 높은 상황에서 주파수 경매를 서두를 필요가 없다"며 "실제로 유럽에서 시초가 대비 몇십배 이상 오른 사례도 있듯이 경매방식에 대한 논의가 더 필요해 보인다"고 말했다.
SK텔레콤의 이러한 입장은 당장 눈앞에 놓인 플랫폼 분사문제, 하이닉스 인수 등 산적한 이슈가 많은 가운데 주파수를 확보하더라도 당장 활용가능한 것도 아니라 주파수 이슈 자체를 뒤로 미뤄 두겠다는 의도로 풀이된다.
반면 KT는 이제와서 경매를 연기하자고 주장하는 SK텔레콤의 주장을 이해하기 어렵다는 입장이다.
KT관계자는 "SK텔레콤이 상대적으로 주파수 확보에 대한 여유가 있어서 이같이 주장하는 것 같다"며 "경매방식과 금액 등 부담되는 것은 사실이지만 이미 할당공고까지 마친 상황에서 연기를 운운하는 저의가 의심스럽다"고 말했다.
한편 방통위는 축구게임 한다고 선수 다 불러다 놓은 마당에 이제와서 규칙을 바꿀 수는 없다며 "수정계획은 없다"고 밝혔다.
주파수 경매제 도입을 위해 수많은 논의 과정을 거쳐 전파법이 개정됐고, 계획도 공표되고 할당신청까지 마친 마당에 이제와서 규칙을 바꾸자는건 말이 안된다는 것이다.
방송통신위원회 주파수정책과 관계자는 "SK텔레콤이 주파수가 당장 필요가 없어서인지 쉽게 가져가고 싶어서인지 어떤 의도로 경매연기를 주장하는지 모르겠다"면서 "장기적인 로드맵 차원에서 문제가 있는 지에 대한 논의는 계속 진행되고 있지만 큰 틀은 변함없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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