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이승국기자] 금융시장 불안감이 지속되면서 금융당국이 시장을 안정시키기 위해 사용할 수 있는 ‘카드’에 대한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특히 금융당국은 최근의 시장 불안은 투자자들의 심리적 불안에 따른 것이라고 판단하고, 심리적 불안감을 최소화 할 수 있는 대책들을 시행하거나 검토 중이다.
12일 금융위원회와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금융위는 지난 9일 주가 하락을 예상하고, 주식을 빌려 미리 파는 공매도를 3개월간 금지시켰다.
주식 공매도 금지는 글로벌 금융위기로 코스피 지수가 900선까지 내려 앉았던 지난 2008년 10월에도 금융당국이 취한 조치로 시장이 안정을 되찾은 2009년 6월 금융주를 제외하고는 다시 허용했다.
그러나 금융당국이 시장에 직접적으로 안정적인 조치를 취할 수 있는 방법은 많지 않다.
국민연금 등 연기금 기관의 저가 매수를 통한 급락폭을 조정할 수 있지만, 패닉상태에 빠진 시장과 불안심리를 달래기에는 한계가 있다는 지적이다.
금감원 고위 관계자는 “국민연금 등 연기금 기관의 역할은 시장의 급락을 막는 것”이라며 “이번 사태에서도 연기금은 제 역할을 충분히 했다고 볼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단, 연기금의 역할은 시장의 급격한 추락을 방지하는 것이지 끌어올리는 것은 아니다”고 말했다.
연기금이 급락을 막을 순 있지만 시장을 원상태로 회복시키기는 힘들다는 얘기다.
한국은행이 국채를 직매입 해 시장에 유동성을 공급하는 것도 당국이 사용할 수 있는 하나의 카드가 될 수 있다.
하지만 주식시장과 달리 채권시장은 외국인들의 투자자금이 유입되고 있기 때문에 이 역시 현실성은 떨어진다는 분석이다.
외국인이 국채를 매도해 채권시장이 불안한 것도 아닌데 한은에서 유동성을 공급하기는 어렵다는 것.
금융당국이 우리 경제는 펀더멘탈(기초체력)이 공고하다는 점을 부각 시키는 것도 이 외에 뾰족한 방안이 없기 때문이다.
금융당국과 업계 사이에서는 증시안정펀드 조성에 대한 얘기도 흘러나오고 있다.
증시안정펀드는 한국거래소, 예탁결제원, 금융투자협회 등 증권 유관기관들이 증시 부양을 목적으로 조성하는 펀드다.
국내에서는 2003년 2월 4000억원, 2008년 11월 5150억원 규모 등 두 차례 조성됐다.
증시안정펀드 조성은 현재 금융위에서 검토 중으로 상황과 시기 등을 살펴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조성 방법은 신규 펀드 설정, 기존 펀드 조기 상환 후 재설정, 기존 펀드 규모 확대, 기존 펀드의 만기연장 등이 있다.
금감원 고위 관계자는 “증시안정펀드는 시장이 불안한 상황에서 금융당국이 활용할 수 있는 카드 중 하나”라면서도 “결재나 청산 등의 어려움은 감안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뉴스토마토 이승국 기자 inklee@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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