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점)김정일, 울란우데 도착..북·러 정상회담 효과는?
2011-08-23 11:36:39 2011-08-23 14:58:09
[뉴스토마토 김민지기자]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이 드미트리 메드베데프 러시아 대통령을 만날 예정이다. 이번 북·러 회담은 지난 2002년 이후 9년 만에 성사되는 것이다.
 
김정일 위원장의 이번 방문의 최대 목적은 러시아와의 경제협력 강화로 알려져 있으며 6자회담 재개 방안과 북핵 문제에 관한 협의가 진행될 가능성도 있다.
 
23일(현지시간) 주요 언론에 따르면 김정일 국방위원장은 이날 오전 9시경 울란우데에 도착한 것으로 알려져 이날 또는 하루 늦은 24일 북·러 정상회담이 열릴 것으로 보인다.
 
◇ 김 위원장, 북한 경제위기 돌파 해법 모색
 
전문가들은 이번 방문을 "김정일 위원장이 앞서 지난 5월 중국과 나진 선봉 지구를 중심으로 경제 협력을 약속했으나 만족할 만한 결과가 나오지 않았기 때문에 진행된 것"이라며 "북한은 러시아와 경제협력을 강화해 자국의 경제난을 해결하고자 할 것"으로 분석했다.
 
이어 "가스, 에너지 그리고 철도건설 분야의 협력이 핵심 사안으로 다뤄질 것"이라고 덧붙였다.
 
특히 기대를 모으고 있는 내용은 러시아로부터 북한을 통과하게 되는 가스관 연결 사업이다. 이를 통해 러시아는 가스 판매 통로를 확보하게 되고, 북한은 경유 수수료를, 남한은 상대적으로 낮은 가격으로 액화천연가스(LNG)를 받을 수 있게 된다. 일각에서는 북한은 가스관 사업을 통해 연간 1억 달러가량의 수입을 올릴 수 있을 것으로 관측하고 있다.
 
가스관 건설 사업에 대해 표도르 루키야노프 러시아 인 글로벌 어페어 편집장은 "정치적인 목적보다는 상업적인 목적이 강하다"고 말한 뒤 "가스관 사업이나 식량 지원이 핵과 맞바꿔 질 수는 없겠지만 이러한 제의가 북한과 핵문제에 관한 논의를 본격적으로 논의할 수 있는 계기가 될 수 는 있을 것"이라는 의견을 내놨다. 
 
◇ 북한, 중국 견제 하고 러시아 관계 강화
 
주요 언론에 따르면 김정일 위원장의 이번 방러에는 "중국에 대한 높은 의존도의 견제하는 한편 러시아와의 경제 협력을 강화함으로서 동북아 지역에서 유리한 위치를 차지하겠다"는 계산이 포함돼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김태우 통일연구원장은 "김정일 위원장은 일단 러시아와의 경제 협력에 주력한 뒤, 중국과 러시아 간의 외교 균형을 찾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6자 회담이 재개 됐을 때 외교적으로 중립적인 러시아가 북한과 중국의 의사를 강력하게 지지할 경우 핵문제 등에 있어 북한에게 유리한 국면이 만들어질 수 있다"며 "북한에게 러시와의 관계 강화는 경제적 측면에서 뿐만 아니라 정치적으로도 득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이정민 연세대 언더우드 국제학부(UIC) 학장은 "김 위원장의 방러는 김정은을 후계자로서 승인 받기 위한 성격도 강하다"며 종합적으로 판단했을 때 이번 방문은 러시아 보다 북한 측에 더 중요할 수 밖에 없다고 강조했다. 
 
◇ 남북경협, 활성화될 수 있을까?
 
전문가들은 또 "김 위원장의 방러 최대 목적이 경제협력 강화에 있는 만큼 가스관 건설 사업 등이 구체적으로 추진될 가능성이 높다"며 "두 나라간의 이러한 움직임은 냉랭한 남한과 북한의 관계 개선에도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북한의 경제적 상황 궁지에 몰린 가운데 러시아도 강력한 추진 입장을 밝히고 있는 상황"이라며 "본격적인 논의가 이번 방문에서 이뤄질 것"이라고 평가했다. 현재 남북관계는 천안암과 연평도 사건 이후 장기간 경색된 상황이다. 
 
이윤호 주 러시아대사는 "남한, 북한, 러시아 3국 모두에게 이득이 되는 사업"이라며 "특히 남한은 저렴한 액화천연가스(LNG)도 얻고 지지부진한 남북 관계도 개선 시킬 수 있을 것"이라고 평가했다. 
 
다만 일부 전문가들은 "문제는 북한의 신뢰성"이라고 지적하며 "금강산관광 등 국제적인 사업을 일방적으로 중단시킨 전적이 있는 북한과의 사업 성공 여부는 의문"이라고 판단했다.
 
파벨 레스하코브 모스크바 대학 한국학부 학장은 "정치적 리스크가 너무 크다"며 "러시아와 북한의 사업 계획은 전혀 현실성이 없다"고 지적했다.
  
뉴스토마토 김민지 기자 mjkim@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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