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업계, 유상증자 후폭풍..대형사들 동참 예고
예정된 수순..삼성·현대등 중기적으로 검토 전망
2011-09-08 14:51:20 2011-09-08 15:45:21
[뉴스토마토 안승현기자] 대우증권(006800)의 대규모 유상증자를 시작으로 프라임브로커 자격 획득을 위한 증권사들의 몸집불리기가 시작될 전망이다.
 
금융당국이 자본시장법 개정안에서 프라임브로커 자격요건을 자기자본 3조원 이상으로 정하고 향후 이를 상향 조정 할 수 있도록 규정했기 때문에 증권사들의 유상증자는 이미 예견됐던 일이다.
 
정부는 국내 증권업계에서 초대형 투자은행(IB)이 탄생하길 바라고 있지만 업계 입장에서 자격요건을 갖추기가 녹녹치 않은 것이 현실. 마땅한 인수합병(M&A) 매물이 없는 상황에서 증권사들은 유상증자를 통해 세포를 증식 시키는 것 외에 별다른 방법을 찾지 못한 것으로 풀이된다.
 
8일 업계에 따르면 전일 대우증권은 무려 1조4000억원의 유상증자를 결정했다. 이대로 증자할 경우 프라임브로커 자격요건을 갖추고도 1조원이나 남는 엄청난 금액이다.
 
현재 국내 대형 증권사들 중 지금 상태 그대로 자본조건을 충족시키는 곳은 없다.
 
자기자본 3조원을 충족시키려면 지난 6월말 기준 필요한 자기자본은 삼성증권이 2139억원, 우리투자증권이 3009억원, 대우증권 3069억원, 현대증권 4316억원, 한국투자증권 7303억원, 신한금융투자가 9249억원 등이다.
 
이 때문에 대우증권에서 촉발된 유상증자 대열에 다른 대형사들도 참여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는 게 업계의 관측이다.
 
현재 삼성증권(016360)은 현재의 이익분이 이어지면 별도로 유상증자 없이 자기자본 3조원을 넘길 수 있을 것이라는 다소 낙관적인 전망을 하고 있다. 그러나 대우증권의 경우처럼 충족 조건만 넘기는 게 아니라 추가적인 자본력이 필요하다는 점을 감안할 때 유상증자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삼성증권측도 아직까진 결정된바 없지만 향후 상황에 따라 자본 확충 방안을 모색하겠다는 입장이다.
 
대우증권에 이어 유상증자설이 강력히 대두됐던 우리투자증권(005940)은 이날 한국거래소의 조회공시에 대해 "자본 확충 방안을 다각도로 검토 중이나 현재까지 확정된 사항은 없다"며 "추후 확정시 재공시할 예정"이라고 답변했다. 그러나 이날 시장에서는 우리투자증권이 대략 600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예정하고 있으며 금융지주의 참여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관측하고 있다.
 
현대증권(003450)도 아직까지 결정된바 는 없으나 다양한 방법의 자본 확충 방안을 내년까지 검토하겠다는 입장이다.
 
금융투자협회 한 고위 관계자는 “대형사들의 유상증자는 이미 예고되었던 일이기 때문에 크게 놀랄 일은 아니다”며 “지금은 오히려 상대적으로 배제되어 있는 중소형사들의 상황에 더 주목해야할 시기”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대형사들은 큰 무리 없이도 자기자본 3조원을 채울 수 있겠지만 중소형사들의 경우 두 배 이상 덩치를 불려야 하는 경우가 많아 사실상 헤지펀드 시장에서 제외될 우려가 크다”고 지적했다.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기성 편집국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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