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한형주기자]
LG전자(066570)가 북미시장에서와는 달리 유럽에서 부진한 스마트폰 판매실적을 기록해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9일(현지시간) 시장조사기관 가트너에 따르면 옵티머스 2X, 옵티머스 3D 등 LG전자 스마트폰의 유럽시장 점유율은 지난 1분기 5.4%에서 2분기 4.9%로 떨어져 2분기 연속 5위권 진입에 실패했다.
같은 기간
삼성전자(005930)는 점유율을 30%대까지 밀어올리며 1위 자리를 고수했고, 2~5위는 노키아, 애플, HTC, 리서치인모션(RIM)이 나란히 차지했다.
LG전자 스마트폰의 점유율은 프랑스를 비롯해 영국과 독일 등 주요 판매처에서 크게 밀린 것으로 나타났다.
2분기 들어 프랑스 내 스마트폰 판매량은 1분기 60만대 대비 3분의 1 수준인 20만대에 그쳤고, 영국에서도 40% 급감한 30만대만이 팔렸다.
이는 LG전자가 2분기 북미시장에서 사상 첫 두자릿 수 점유율을 기록하며 빠른 성장세를 보인 것과 대비된다.
또 다른 시장조사기관인 스트래티지 애널리틱스(SA)는 지난달 30일 LG전자의 2분기 북미시장 점유율이 11.7%를 기록, 전년 동기 대비 4배 넘게 뛰어 올랐다고 밝힌 바 있다.
그렇다면 LG전자가 유럽시장에서 기지개를 켜지 못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업계에선 LG전자가 상대적으로 규모가 큰 북미시장 공략에 집중한 결과 아니겠느냐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LG전자가 현재 스마트폰을 앞세워 가장 선방하고 있는 지역이 북미인 것은 분명하다.
북미에서 LG 스마트폰은 성능 대비 가격 경쟁력이 뛰어나다는 인식을 얻고 있으며, 연말까지 15종의 스마트폰을 출시하는 등 제품 포트폴리오를 다양화할 계획도 세운 상태다.
물론 국내시장에서도 하반기 첫 전략 스마트폰인 옵티머스 3D가 LG 점유율을 20%대까지 끌어올리며 효자노릇을 해주고 있지만, 점유율 순위 면에선 여전히 삼성전자, 팬택에 밀려 3위다.
틈새전략인 중국과 인도 등 신흥시장 공략도 쉬운 일만은 아니다.
최근 애플과 삼성 등 스마트폰 강자들이 저가형의 보급형 스마트폰을 무기로 신흥시장 선점을 호시탐탐 노리고 있어, LG전자가 적극적으로 뛰어들기에 유리한 환경은 아니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회사로선 자사 제품이 가장 잘 팔리는 북미 점유율을 견인하는 전략에 치중하는 한편 상대적으로 유럽시장엔 신경을 덜 쓸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한 업계 관계자는 10일 "LG전자가 2분기 북미시장에서 선전한 것은 회사가 그만큼 시장 안착에 노력을 기울인 결과"라며 "동시다발적으로 유럽시장 공략에까지 힘을 쏟을 여력은 없었을 것"이라고 진단했다.
하지만 LG전자가 미국과 더불어 양대 선진시장인 유럽 고객들을 놓치면, 차츰 세계 스마트폰 시장에서 소외될 수밖에 없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한다.
현재 점유율 4위인 LG전자 스마트폰의 북미시장 내 입지도 아직 안정권이라고는 볼 수 없다. 특히 북미 토종 브랜드인 모토로라가 구글의 후광에 힘입어 현지에서 유리한 고지를 점하게 될 경우 LG에겐 큰 부담요인이 아닐 수 없다.
이에 대해 LG전자 관계자는 "아직까진 노키아가 유럽에서 전통적인 강자로 통하는 데다, 최근 삼성까지 가세해 우선 프랑스를 중심으로 시장 인지도를 넓히고 있다"며 "(유럽시장) 공세를 강화하기가 쉽진 않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그렇다보니 단기적으로 LG의 스마트폰 마케팅 전략이 유럽보다 북미에 많이 치우쳐 있는 건 사실이지만, 유럽쪽 상황도 예의주시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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