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민지기자] 투자자들의 관심이 다시 한번 유럽에서 미국으로 넘어갔다. 20일(현지시간)부터 이틀간 열리는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를 통해 벤 버냉키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 의장이 추가 부양책을 발표 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벤 버냉키 연방준비제도 의장이 지난달 잭슨홀 연설을 통해 "9월 FOMC 회의에서 경기 부양책을 논의하겠다"고 발표한 바 있어 양적완화, 오퍼레이션 트위스트(operation twist)를 비롯한 경기회복 대책이 제시될 수 있다는 시장의 기대감을 높이고 있다.
증시 전문가들은 연준이 '오퍼레이션 트위스트' 를 제시할 가능성이 높다는 데 무게를 두고 있다. 또 3차 양적완화와 초과지급준비금에 대한 이자율 인하 가능성도 점쳐지고 있다.
◇ 투자자, 오퍼레이션 트위스트 실시 유력..효과는?
시낸 살리 에크페스 애널리스트는 "오퍼레이션 트위스트는 연준이 할 수 있는 최선의 선택"이라고 진단했다. 이어 "연준은 추가 양적 완화 카드도 가지고 있지만 오퍼레이션 트위스트를 실시하는 편이 시장 부작용과 논란을 최소화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CNBC 등 주요 외신들은 "연준의 FOMC가 이례적으로 이틀에 걸쳐 진행된 다는 점이 시장 기대감을 높이고 있다"며 "지난 1960년대 케네디 정부가 실시한 바 있는 오퍼레이션 트위스트 정책이 이번에도 경기에 활력을 불어넣을 것"이라는 전망을 내놨다.
특히 CNBC는 전문가 59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실시, 전체 응답자의 10명 중 7명이 연준의 오퍼레이션 트위스트 조치를 예상하고 있다는 근거를 제시했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오퍼레이션 트위스트의 효과는 크지 않을 것이라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단스케뱅크 연구소팀은 연준이 오퍼레이션 트위스트를 실시할 경우에도 미 10년채 금리가 큰 폭으로 내릴 가능성은 낮으며 0.10%~0.15%포인트 하락에 그칠 것이라고 예상했다. 지난 9일 미국의 10년물 국채 금리는 오퍼레이션 트위스트 가능성을 선반영하며 사상 최저치인 1.89%를 기록한 바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버냉키 의장이 이번에 오퍼레이션 트위스트에 대한 언급을 하지 않을 경우에는 10년물 금리가 다시 반등할 것으로 예상돼 연준의 고민을 키우고 있다.
이 때문에 한 전문가는 "연준은 오퍼레이션 트위스트 조치와 함께 초과 지급준비율 인하도 동시에 선택할 수 있다"며 "초과지급준비금에 대한 이자율을 인하할 경우 약 1조6000만달러의 유동성 공급 효과를 얻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 양적완화..추가 조치 가능성은?
윌리엄 프렉스테인 전 헤드 펀드 매니저는 "연준이 양적완화를 실시할 수 있는 모든 조건과 이유가 충족됐다"며 "연준은 양적완화라는 공격적인 조치를 통해 시장에 연준의 경기 부양 의지를 확인시켜줄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또 단스케뱅크 연구소팀도 "미국의 경제 지표가 시장에 실망감을 안겨주고 있는 상황"이라며 "연준은 양적완화카드를 제시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이번 FOMC가 아니더라도 연준은 앞으로 6개월 안에 양적 완화를 실시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미국 소비자물가지수(CPI)는 두 차례의 양적 완화 조치로 인해 고공행진을 이어가고 있는 상태이기 때문에 만일 3차 양적 완화 조치가 시행된다면 물가 불안은 더욱 심해질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또 전문가들은 지난 미국의 1,2차 양적 완화 조치가 미국 경제의 '반짝' 회생에 그쳤다는 점을 강조하며 연준의 추가 양적완화 조치로 인해 중국을 비롯한 신흥국들의 인플레이션 압력이 가중될 수 있다는 우려를 나타냈다. 선진국에 이어 신흥국의 경제까지 내리막길을 걷게 된다면 세계 경제의 자생적 회복력은 더 낮아질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한편 조지프 스티글리츠 컬럼비아대학 경제학부 교수를 비롯한 일부 전문가들은 "연준이 답이 아니다"며 "연준이 아니라 오바마 대통령의 '미국 일자리 법안(American Jobs Act, AJA)'의 통과 가능성에 주목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미국의 경제가 다시 살아나기 위해 필요한 것은 통화정책이 아니라 재정정책"이라며 "연준은 경기를 부양책이 경제를 부양할 수 있는 시점은 분명이 있지만 지금과 같이 경기가 둔화된 상황에서 통화정책은 경기를 억압할 뿐"이라고 설명했다.
뉴스토마토 김민지 기자 mjkim@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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