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지수희기자]
STX조선해양(067250)이 다른 국내 '빅3' 조선업체에 비해 지난 3분기까지 실적이 부진했던 것은 저가 제품군이 주를 이뤘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6일
STX(011810)에 따르면 STX조선해양(유럽, 다롄포함)의 현재까지 수주실적은 총 45척, 41억6000만달러 규모로 연초 목표로 세웠던 128억달러의 35%에 그쳤다.
특히 수주실적의 내용을 살펴보면 상선이 13억6000만달러(27척), 해양지원선(OSV) 등 특수선은 9억달러(12척), 크루즈 19억달러(6척)를 차지하는 등 저가선종이 주를 이뤘다.
크루즈를 제외하면 고부가가치 선박으로 분류되는 드릴십이나 액화천연가스 생산저장하역설비(LNG-FPSO) 등 해양플랜트의 수주실적은 전무했다.
그나마 지난 5월말 러시아 소브콤플로트(SCF Sovcomflot)로부터 17만200㎥급 액화천연가스(LNG) 운반선 2척을 수주해 겨우 체면치레를 했다.
최근 삼성증권이 내놓은 보고서에 따르면 수주잔고면에서도 STX조선해양은 본사기준으로 벌크선과 유조선 등 낮은 선가의 제품이 차지하는 비중이 전체의 69%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STX조선해양이 올해 가장 많이 수주한 일반상선은 드릴십이나 LNG선, 해양플랜트에 비해 선가가 현저하게 낮다.
지난 5월말 STX조선해양이 덴마크 노든시핑사로부터 수주한 석유제품 운반선의 경우 5만톤급 기준으로 4척에 1억5000만달러, 1척당 5000만달러도 채 되지 않았다.
반면 액화천연가스(LNG)선의 경우 1척당 2억달러선에서 거래되고 있으며, 원유를 시추하는 드릴십은 1척당 5억달러를 넘어선다.
최근 기술력을 바탕으로 발주가 늘어나고 있는 액화천연가스-부유식 원유생산저장하역설비(LNG-FPSO)나 부유식 액화천연가스 저장 재기화 설비(LNG-FSRU)도 일반 상선에 견줘 선가가 높다.
특히 삼성중공업이 지난 5월 오일메이저 기업인 로열더치 쉘로부터 수주한 세계최대규모의 LNG-FPSO의 경우 30억2600만달러에 건조계약이 체결된 바 있다.
시장에서는 앞으로도 고유가와 이산화탄소 배출규제 등의 문제가 대두되면서 기술력을 갖춘 고부가가치 선박의 발주가 더 늘어날 것이고, 세계경제에 대한 불확실성은 상선 발주수요도 제약할 수 있다고 전망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상선위주의 제품군(Product Mix)을 갖고 있는 STX조선해양은 국내에서 뿐만 아니라 중국과도 경쟁해야 하는 이중의 과제를 안고 있다.
한영수 삼성증권 연구원은 "상선은 중국 조선소들도 충분한 건조 경험이 있기 때문에 중국조선소들과 경쟁이 격화될 경우 선박수요가 회복되더라도 선가회복을 기대하기는 어렵다"며 "장기이익 개선을 위해서는 고부가 선박으로의 꾸준한 제품믹스 개선이 요구된다"고 전했다.
이에 대해 STX관계자는 "해양플랜트는 향후 중요한 사업부문이기 때문에 업무체계 개선 등 선택과 집중을 통해 영업력을 끌어올릴 것"이라며 "초대형 컨테이너선과 크루즈선 수주협상이 진행되고 있는 만큼 올해 수주목표를 달성하도록 최선을 다할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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