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이형진기자]
LG전자(066570)가 대규모 유상증자를 실시한다.
이에 따라 LG전자는 4조원 가까운 현금을 손에 쥐게 돼, 신성장 동력 확보는 물론 대내외 퍼진 부정적 이미지를 단박에 털어낼 수 있는 전환점을 마련하게 될 것으로 보인다.
LG전자는 3일 공시를 통해 1조원대의 유상증자를 이사회를 통해 결정했다고 발표했다. 유상증자로 마련된 1조원은 연구개발(R&D)과 신사업 등에 투자될 예정이다.
LG가 준비하고 있는 신규사업은 태양광과 LED 조명, 수(水)처리 사업 등이다.
LG전자 또 경기도 평택에 미래성장동력단지를 조성, 1조원 이상을 투자한다는 계획을 밝힌 바 있다.
하지만 이번 유상증자는 신성장 동력 발굴 외 목적이 더 강한 것으로 보인다. LG전자는 다른 기업과 비교했을때 이미 상당한 수준의 현금을 보유하고 있기 때문이다.
LG전자 관계자는 "LG전자는 이미 2조7000억원의 현금을 보유 중"이라며 "이번 유상증자는 그동안 LG전자의 발목을 잡던 각종 악재와 루머를 상당부분 털어버리고 내년 사업년도를 맞이할 수 있는 포인트로 삼을 예정인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이때문에 구본준 부회장도 LG전자 등 그룹 관련 주가가 폭락할 것으로 예상하면서도 1조원 유상증자안을 승인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관련업계는 LG전자의 이같은 결정에 크게 이의를 제기하지 않는 분위기이다.
재계의 한 관계자는 "LG전자는 현재 신규 사업은 커녕 휴대폰 등 기존 사업에도 집중하기 어려운 상황에 처한 것이 사실"이라며 "이번 유상증자는 빗발치는 시장의 원성을 감수하고서라도 오너차원의 결정으로 대량의 현금 보유를 통해 각종 악재를 정면 돌파하려는 시도"라고 분석했다.
LG전자는 지난해와 올해 스마트폰 정책 실패 등으로 인해 지난달 26일 실적공시에서 연결재무제표 기준으로 당기순손실이 4139억원을 기록해 전년동기, 전분기비 적자전환했다고 밝혔다. 매출액도 12조8972억원으로 전년동기대비 4.0% 떨어졌고, 영업손실도 318억원이나 기록했다.
이에 앞서 국제신용 평가사 스탠더드 앤드 푸어스(S&P)는 지난달 14일 LG전자의 장기채권 신용등급을 'BBB'에서 'BBB-'로 떨어뜨렸다. 무디스와 피치도 줄줄이 전망을 '안전적'에서 '부정적'으로 낮춘 바 있다.
한편 LG전자의 이같은 행보는 당분간 주식시장에서 투자자들의 원성을 피하기 어려워 보인다.
LG전자의 유상증자 소식을 접한 한 시장전문가는 "LG전자가 회사채를 발행해 자금을 조달할 줄 알았는데 시장에서 직접 조달할 모양"이라며 "휴대폰 등 사업 강화 위해 애쓴다지만 투자자들 원성은 생각 안하는 것 같다"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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