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업계, 퇴직연금 자사상품 비중따라 '울고 웃고'
자사 ELS상품 100% 증권사들 타사상품 편입 모색
비중 작은 회사 "금리 경쟁 해소될 것" 기대
2011-11-17 16:56:30 2011-11-17 17:03:20
[뉴스토마토 김혜실기자] 금융당국이 오는 12월부터 퇴직연금 중 자사 원리금 보장상품을 70% 이상 담지 못하게 하면서 증권업계가 득실계산에 분주하다.
 
지난달 금융위원회는 은행과 증권사, 보험사 등 퇴직연금 사업자들이 시장 선점을 위해 금리를 파격적으로 올리는 등 과열경쟁이 심각하다는 판단에서 이러한 조치를 내렸다.
 
12월부터 신규고객은 해당 제도가 바로 적용되고, 기존 고객들은 주가연계증권(ELS)의만기가 돌아오는 시점을 기준으로 소급 적용된다.
 
증권업계에서는 이번 규제에 대해 엇갈린 입장을 보이고 있다.
 
증권사가 직접 발행하는 ELS의 자사상품 비중이 높은 회사들은 불만이 많은 반면, 타사상품 비중이 높은 회사들은 금리 경쟁 해소 측면에서 긍정적인 입장이다.
 
◇ 자사상품 비중 높은 증권사들 "업무량 폭발 수준"
 
자사상품이 높은 증권사의 퇴직연금팀은 타사상품 확보와 고객 포트폴리오 점검으로 인해 눈코 뜰새없이 바쁜 시간을 보내고 있다.
 
타사 상품으로 30%를 채우기 위해 은행권의 예금, 타증권사의 ELS 상품 등을 라인업해 새로운 포트폴리오를 짜야하기 때문이다.
 
퇴직연금 부문 점유율 2위로, 자사상품 비중이 높은 미래에셋증권(037620)은 "안정적이고 경쟁력있는 타사 상품을 도입해 편입비중을 늘려나갈 계획"이라며 "관련 인프라 구축도 마무리 단계에 있다"고 밝혔다.
 
이번 규제와 함께 은행, 보험, 증권사 간 연계된 공동망이 생기는 만큼 좋은 타사 상품이 나오면 적시에 편입한다는 설명이다.
 
한국투자증권 관계자 역시 "공동망을 통해 신용등급과 회사 규모가 일정수준 이상되는 금융사의 고금리 상품을 편입시킬 계획"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내부적으로는 불만도 적지 않다.
 
업계 관계자는 "ELS발행 자체가 쉽지 않은데 타사상품과 비율을 조율해서 채워넣으려면 업무자체가 복잡해지고 고객유치 역시 어려워진다"며 "기존 고객들에게도 설명 후 운용지시서를 또 다시 받아야되기 때문에 고객들의 불만도 커질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 삼성證 "자사상품 비중 규제 더 강화돼야"
 
그동안 퇴직연금사업자들이 시장선점을 위해서 금리를 파격적으로 올린 자사의 원리금 보장상품을 과도하게 편입하는 경우가 많았다. 하지만 이번 규제로 금리경쟁이 해소되면서 시장은 건전해질 것이라는 의견도 적지 않다.
 
상대적으로 자사상품 비중이 낮은 삼성증권(016360) 관계자는 "이번 감독원의 발표에 따라 기존의 금리경쟁이 해소될 것으로 기대된다"며 "향후 추가적으로도 자사상품 비중에 대한 규제가 더 강화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업계 관계자는 "특히 이번에 금융당국이 사업자가 공동망을 통해 타사에 상품 제공을 요청할 경우 해당 사업자는 무조건 제공해야할 의무를 부여했다"며 "효율적으로 원하는 상품을 쉽게 편입할 수 있게 됐다"고 설명했다.
 
대우증권(006800) 관계자 역시 "ELS로 금리경쟁을 해왔던 회사들이 어려워질 것"이라며 "원금보장형 상품 중에도 채권, 신탁, ELS 등을 골고루 배분해서 포트폴리오를 짠 경우에는 ELS 비중이 70% 수준에서 크게 넘어서지 않기 때문에 큰 변화는 없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기성 편집국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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