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정부 방송과 통신 화학적 결합은 실패했다”
강형철 교수 “정치권에서 독립한 공공방송위원회 별도 설치해야”
2011-12-09 19:07:01 2011-12-09 19:08:23
[뉴스토마토 김원정기자] 강형철 숙명여대 교수(미디어학부)는 지상파방송과 보도전문채널 등 이른바 공익적 성격의 방송사를 담당하는 공공방송위원회를 만들어 방송통신위원회(이하 방통위)에서 분리ㆍ운영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강 교수는 9일 ‘스마트미디어 시대의 방송통신산업 생태계’ 컨퍼런스에서 “현 정부와 함께 출범한 방통위 모델의 문제점은 충분히 드러났고, 스마트미디어시대 방송 공공성을 지키기 위해 규제기관을 재정비하는 일이 필요하다”며 이같이 밝혔다.
 
강 교수는 “이미 수년간의 실험을 통해 문제점이 파악된 마당에 머뭇거릴 필요 없이 새로운 방식에 대한 논의를 시작할 시점이 됐다”고 덧붙였다.
 
이날 컨퍼런스는 한국방송통신전파진흥원, 한국방송학회, 한국광고학회, 한국미디어경영학회, 방송통신법포럼, 전파통신과법포럼이 공동주최한 것으로, 방통위의 개편 방향 여론에 힘이 실릴지 주목된다.
 
강 교수의 설명에 따르면 ‘대통령 직속 합의제’ 기구인 방통위는 두 가지 문제를 갖고 있다.
 
하나는 정부로부터 방송 독립성이 훼손당할 수 있다는 점이다.
 
방통위는 대통령 직속기구로서 정부의 정책을 일관적으로 펼쳐야 하고, ‘합의제’라고는 하지만 여야 추천 위원의 구도가 3대 2로 굳어 있어 다수결로 의결하면 어차피 정부ㆍ여당에 유리한 정책이 추진될 수밖에 없다.
 
이와 관련, 강 교수는 “방통위원장이 구 정보통신 장관의 지위에 구 공보처장관의 지위를 함께 지닌 셈”이라고 말했다.
 
방통위 같은 ‘융합 모델’이 매체 특성을 무시한 일원적 규제를 낳는다는 지적도 나왔다.
 
강 교수는 방통위가 방송과 통신 사이 존재하는 다양한 스펙트럼에 같은 기준을 적용했고, 방송 영역 자체도 지상파와 유료채널에 구분을 두지 않는 정책을 폈다고 말했다.
 
방송과 통신의 결합으로 새로운 정책 모델이 나왔다기 보다는 구 정보통신부에 방송위원회가 흡수되는 결과가 나타나면서 사업자 위주의 통신정책이 공익적 특성의 방송에도 그대로 적용되는 문제가 있었다는 게 강 교수 지적이다.
 
강 교수는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방송의 공공성과 독립성을 담보할 기구를 방통위와 별도로 설치하는 방안을 고민해볼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가칭 공공방송위원회가 그것이다.
 
강 교수는 공공방송을 “사회로부터 희소한 채널이나 재원을 제공받거나 뉴스보도를 통해 사회적 영향력을 생산하는 방송”으로 규정하면서 소유의 공공성을 기준으로 KBS, MBC, EBS, 아리랑TV, KTV, YTN을, 영향력의 공익성을 기준으로 KBS, MBC, EBS, SBS, YTN, MBN 등 지역 민방, 종편, 보도채널을 이에 포함시킬 수 있다고 말했다.
 
강 교수는 “이 기준에 따라 지정된 공공방송에 대한 규제를 공공방송위원회가 맡고 그 이외의 모든 미디어에 대한 정책 수행과 규제는 방통위에서 담당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기성 편집국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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