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윤성수기자] 정부가 15일 이명박 대통령이 참석한 가운데 열린 '2012년 업무보고'에서 이른바 '알뜰주유소'를 700개까지 설립한다는 목표를 제시했지만, 업계에서는 "사실상 불가능한 목표"라며 냉소적인 반응을 보이고 있다.
정부는 이날 기름값을 낮추기 내년까지 알뜰주유소를 700개까지 설립한다는 계획을 내놓았다.
알뜰주유소는 공동구매와 사은품 미지급 등을 통해 기름값을 리터당 60~100원 싸게 파는 것으로, 내년 자가폴 200개, 농협 450개, 고속도로 휴게소 50개 등 총 700개의 알뜰주유소를 설립하고, 오는 2015년에는 전체 주유소의 10%인 1300개로 늘리겠다는 게 정부의 목표다.
하지만 최근 정부가 국내 정유사를 대상으로 실시했던 두 차례의 알뜰주유소 입찰이 유찰되는 등 내년 700개 설립은 고사하고 연내 출범이나 할 수 있을지도 미지수다.
정유사들이 굳이 낮은 가격으로 알뜰주유소 입찰에 참여할 이유가 없다는 태도를 고수하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정유사들은 정부의 압박에 따라 지난 4월부터 3개월간 '기름값 100원 할인'을 실시해 큰 손실을 본만큼, 더 이상의 희생을 감수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입찰에 참여했던 한 정유사 관계자는 "현재 내수시장이 포화상태인 상황에서 싼 가격에 제품을 공급할 필요성이 없다"며 "내수보다 해외 수출 비중이 높기 때문에 수출에 주력하는 것이 이득"이라고 강조했다.
정유사는 현재 유통되는 가격보다 저렴하게 물량을 공급하면 영업적 손실을 입는다. 또 기존주유소와의 신뢰 관계도 손상된다. 결국 알뜰주유소는 정유사에 있어 모든 면에서 이득이 없는 셈이다.
정부는 두번의 유찰 뒤 공개입찰 방식이 아닌 개별 정유사와 수의계약 방식으로 공동구매를 추진한다는 계획이지만, 그마저도 쉽지 않은 상황이다.
업계에선 정유사와 주유소를 압박하는 방식으로만 기름값 인하대책을 찾는 정부에 대해 "유류세 인하를 피하기 위해 알뜰주유소를 내세우고 있다"는 불만도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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