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윤성수기자] 기름값을 낮추기 위해 정부가 제시한 알뜰주유소 공급물량 입찰이 3번만에 결국 낙찰됐다. 그러나 정부와 업계가 알뜰주유소를 바라보는 시각차는 여전해 '실효성'에 엇갈린 평가가 나오고 있다.
지식경제부(지경부)는 21일 농협중앙회가 주관한 알뜰주유소 3차 입찰에서 GS칼텍스와 현대오일뱅크를 최종 낙찰자로 선정했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오는 29일 용인 마평주유소를 알뜰주유소 1호점으로 출범시킬 예정이다.
중부권은 현대오일뱅크가, 영남권·호남권은 GS칼텍스가 각각 석유제품 공급을 맡기로 했다. 공급물량은 총 140만㎘로 농협중앙회가 100만㎘, 한국석유공사가 40만㎘를 각각 공급받게 된다.
정유업계는 이번 3차 입찰에서 GS칼텍스와 현대오일뱅크가 낙찰가를 시중보다 40원 가량 낮게 낸 것으로 보고 있다. SK에너지, 에쓰오일(
S-Oil(010950))은 이견을 좁히지 못해 결국 공급사로 선정되지 못했다.
도경환 지경부 에너지산업정책관은 "입찰된 가격이 보통 주유소 공급가보다 싸다"며 "대량 구매로 공급가격을 낮췄고, 셀프주유기를 설치해 인건비를 아끼고 사은품을 줄이면 최대 100원 싼 가격으로 기름을 팔 수 있다"고 설명했다.
한국석유공사는 공급사 선정 뒤 곧바로 홈페이지를 통해 알뜰주유소 신청자 접수를 시작했다. 몇 가지 가입 조건만 갖춰 자격기준 서류 심사와 한국석유관리원의 품질보증프로그램 가입을 거치면 된다.
우선 내년 수도권과 대도시 위주로 700개를 설립한 뒤 오는 2015년까지 전체 주유소의 10%인 1300개의 알뜰주유소를 전국 곳곳에 세우는 게 정부의 목표다.
정부는 알뜰 주유소 출범을 통해 일반주유소보다 60~100원 가량 기름을 싸게 팔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하지만 업계는 실효성에 의문을 제기한다.
정유사는 현재 유통되는 가격보다 저렴하게 물량을 공급하면 영업적 손실을 입는다. 또 기존 주유소와의 신뢰 관계도 손상된다. 결국 알뜰주유소는 정유사에 있어 모든 면에서 이득이 없는 셈이다.
또 현재 자가폴(무폴)주유소 중 알뜰주유소로 얼마나 전환할지도 불투명하다. 정부의 직접적인 보조금 혜택 없이 시중보다 기름을 싸게 팔면 그만큼 영업마진이 줄어들기 때문이다.
아울러 알뜰주유소와 경쟁하는 자영주유소의 반발도 예상된다. 지난달 한국주유소협회와 정유사 자영주유소연합회는 정유 4사를 차례로 방문해 정부가 추진하는 알뜰주유소 정책에 반대한다고 밝힌 바 있다.
주유소업계는 기름값의 절반에 육박하는 세금 인하 여론을 피해가기 위해 '100원 싼 알뜰주유소'를 밀어붙이는 것도 큰 이유일 것이라고 내다보고 있다.
주유소업계 한 관계자는 "리터당 100원가량 싸다고 소비자들이 체감하는 효과는 크지 않을 것"이라며 "유류세 인하를 배제한 채 알뜰주유소를 통해 기름값을 낮추려는 자체가 임시방편적"이라고 주장했다.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기성 편집국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 맛있는 뉴스토마토, 무단 전재 -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