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 먹거리 내세운 토종 브랜드, 본고장 점령 눈길
2012-02-19 09:00:00 2012-02-19 09:00:00
[뉴스토마토 류설아기자] '외국의 것'으로 여겨졌던 먹거리를 국내 외식업체가 본고장에 역수출하는 사례가 잇따르고 있다.
 
특히 국내 외식 시장에서 얻은 운영 노하우와 장기간 현지 조사 등을 바탕으로 빠른 성장세를 기록해 눈길을 끈다.
 
14일 토종 브랜드를 자랑하는 외식업계에 따르면 최근 햄버거와 커피 등 수입 대상이었던 음식을 거꾸로 미국을 비롯한 해외 시장에 수입하는 외식업체가 속속 늘고 있다.
 
수제버거시장에서 국내 매장수 90여개로 1위 업체에 오른 수제버거 토종 브랜드 '크라제버거'는 지난해 12월 버거의 본고장인 미국 워싱턴 DC인근에 베데스다 1호점을 열었다.
 
이후 미국 메릴랜드주 노스베데스다에 2개, 워싱턴 DC에 4개, 버지니아주 페어팩스에 2개, 메릴랜드 오션시티 1개 등 9개 추가 출점 계약을 완료한 상태다.
 
뿐만 아니라 호주와 대만, 인도네시아에 마스터 프랜차이즈 계약을 체결했다. 마스터는 현지 파트너와의 계약을 통해 브랜드 가맹사업 운영권을 판매하는 방식이다.
 
앞서 지난 2009년 홍콩에 첫 해외 1호점을 개설한 이후 마카오와 싱가포르, 미국 등 해외 시장을 꾸준히 확장하고 있는 것.
 
올해로 론칭 14주년을 맞은 크라제는 중국, 호주, 일본, 대만, 인도네시아 등 10개국에 100호점 이상의 매장을 출점시킬 계획이다.
 
지난해 국내 해당업계 점유율 80%를 차지하는 크라제버거는 30여개의 신규 매장을 열었으며 홈쇼핑과 매장 매출 총 750억을 기록, 전년대비 20% 가량 성장했다.
 
우리나라 대표 커피전문점 '카페베네'도 커피 문화의 본고장을 꼽히는 미국 뉴욕에서 가파른 인기 상승을 겪고 있다.
 
토종 커피브랜드 카페베네의 뉴욕 맨해튼점이 지난 1일 문을 연 이후 일일 평균 2000명 이상이 방문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지상 1층만 운영중인 것을 감안하면 더 의미있는 방문객수라는 설명이다.
 
또 커피를 비롯해 현지인 입맛에 맞춘 메뉴 마련은 물론, 국내에서처럼 공간의 중요성을 강조한 북카페 콘셉트로 기존 뉴욕의 테이크아웃 커피숍과의 차별화 전략이 유효한 것으로 자체 분석하고 있다.
 
본고장에서 잘 나가는 토종 브랜드는 또 있다.
 
CJ푸드빌이 운영하는 베이커리전문점 '뚜레쥬르'가 지난해 미국의 현지 직영 매장 16곳 중 15곳을 안정적 경영에 따라 가맹점 형태로 전환했다.
 
또 12월 필리핀 리테일 기업인 EFC와 마스터 프랜차이즈 계약한 것을 비롯해 캄보디아와 미국 등으로 가맹점수를 확대하고 있다.
 
토종 커피전문점 할리스커피도 미국, 페루, 필리핀, 말레이시아 등에 6개 매장을 운영하면서 해외 시장 확장에 시동을 걸고 있다.
 
해당 업계는 외국 음식이 국내 브랜드로 재탄생해 역수출되는 것에 대해 도전할 수 있는 품목 확대에 다른 시장 확장이라는 긍정적 결과를 가져올 것으로 보고 있다.
 
크라제버거 관계자는 "비록 햄버거가 외국 음식이지만 국내에서 체득한 우리 고유의 맛과 영양, 경영 노하우를 담아 본고장에서도 당초 우려와 달리 현지인이 선호하는 브랜드로 성장하고 있다"며 "본고장 여부를 떠나 기본적인 음식과 문화적 가치는 통하고 그만큼 경쟁이 치열한 국내 시장에서 살아남은 업체들의 해외 시장 성공 가능성도 높게 본다"고 전했다.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기성 편집국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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