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중銀 확보 외화 ‘질’이 달라졌다
지난해 외화 712억달러 '실탄' 확보..위기대비용
조달금리 상승에 따른 비용 증가..은행 수익성 훼손 우려도
2012-02-27 16:36:32 2012-02-27 18:45:38
[뉴스토마토 명정선기자] 시중은행들이 지난해 역대  3번째 규모인 90억달러 이상의 외화를 차입하면서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전문가와 시장은 대체적으로 시중은행들의 이번 외화 차입에 대해 대부분 장기자금으로 운용 안정성이 높기 때문에 높세계경제 위기에 대비한 '실탄'이라는 긍정적 평가를 내리고 있다.
 
◇ 시중銀 외화자금 712억弗..증가규모 역대 3번째
 
27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2011년 말 기준 시중은행들이 발행한 국외채권 규모는 554억달러로 2010년 말(489억달러)보다 65억달러나 늘어났다.
 
만기 1년 이상 장기외화차입 규모도 132억달러에서 158억달러로 같은 기간 26억달러 증가했다.
 
이에 따라 국외채권과 장기 외화차입을 합한 '외화자금'은 지난해말 712억달러에 달하며, 특히 지난 한해에만 91억달러 증가했다.증가 규모로 보면 역대 3번째다.
 
외화차입이 가장 많았던 시기는 2007년으로 시중은행들이 영업확대를 위해 공격적인 경영에 나선 때였다. 이어 두 번째로 차입이 많았던 때는 1996년 국제통화기금(IMF)사태를 앞두고 외화자금이 부족한 국내 은행들이 적극 차입에 나선시기였다.
 
하지만 2011년에는 은행들이 사상 최대 실적을 거두는 등 업황이 나쁘지 않았던 만큼 외화차입 급증을 달리 봐야 한다는 의견이 많다.
 
한은 관계자는 "지난해 늘어난 외화 자금이 모두 장기 자금이다"며 "세계경기가 좋지 않을 것으로 예상되면서 은행들이 미리 실탄 확보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며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또 과거 은행들이 단기자금을 차입한 뒤 장기로 대출에 나서면서 불거졌던 만기 불일치에 대한 위험부담도 크게 감소했다는 분석이다.
 
외화자금이 다변화하고 있다는 점도 과거와는 다른 점이다. 지난2010년~2011년 시중은행의 국외채권 발행규모를 보면 미국 달러는104억9000만달러에서 93억달러로 11억9000만달러 감소했다.
 
반면, 일본 엔화는 21억달러에서 38억달러로 17억 달러 늘었으며, 싱가포르 달러화를 통한 발행은 6억6000만달러에서 11억7000만달러로 5억2000만달러 증가했다.
 
◇무리한 차입으로 조달금리↑..수익성 훼손 '우려'
 
그러나 일각에서는 장기차입을 무작정 늘리기만 한다면 조달금리 상승에 따른 비용 증가로 은행의 수익성이 훼손될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경제가 어렵다는 얘기가 계속 나오는데 현재 은행들은 2008년 금융위기와 비교해 무작정 달러를 쌓아두고 있는 실정"이라며 "결국, 노는 돈이 생길 수 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실제로 지난해 국내은행들의 외화 차입은 원활했지만 외화를 빌리는 데 필요한 비용인 차입 가산금리는 147bp로 연중 최고치를 찍었다.
 
박성욱 한국금융연구원 연구위원은 "국제 금융시장에서 장기로 돈을 들여오면 비용이 다소 늘어날 수도 있겠지만 안정성 측면에서는 도움이 된다"며 "큰 틀에서 장기차입 위주로 외화자금을 확보하는 것은 맞다고 본다"고 말했다.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기성 편집국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 맛있는 뉴스토마토, 무단 전재 - 재배포 금지

지난 뉴스레터 보기 구독하기
관련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