맞벌이, 외벌이보다 겨우 15% 더 번다?
LG硏 "가사노동 시간 부족으로 효용감소..비용지출 커져"
2012-03-25 16:05:31 2012-03-25 16:06:00
[뉴스토마토 이보라기자] 맞벌이 가정이 외벌이가정보다 얼마나 더 많이 벌까.
 
남편 혼자만 버는 가정보다 남편과 부인이 모두 일을 하면 두배로 풍족할 것 같지만 예상과 전혀 다른 분석결과가 나왔다. 
 
이지선 LG경제연구소 연구원은 25일 '한국 맞벌이, 가사노동 시간이 부족하다'는 제목의 보고서에서 맞벌이가구 소득이 맞벌이하지 않는 가정에 비해 15% 높은 수준에 그친다고 밝혔다.
 
보고서는 맞벌이 주부들의 장시간 근로로 가사노동 시간이 상대적으로 줄면서 그 부족분을 시장에서 구입해야 하기 때문에 지출이 늘어난다고 지적했다.
 
통계청 자료에 따르면 한국 맞벌이 주부의 하루 평균 노동시간은 6시간으로 일본 5.3시간, 미국5.1시간에 비해 높은 편이다. 반면 가사노동 시간은 전업주부의 절반 수준에 불과해 가사와 양육에 전념할 수 있는 시간이 부족하다.
 
때문에 맞벌이가정은 식사준비를 할 시간이 없어 외식을 한다거나 아이를 돌볼 사람이 없어 육아도우미를 고용하게돼 추가지출이 발생한다. 보고서는 맞벌이 가구가 이런 가사서비스에 쓰는 돈이 외벌이 보다 20만원 더 많다고 설명했다.
 
또 맞벌이가정은 청소가 안 된 지저분한 상태로 방치하거나 어린이를 돌볼 사람이 없어 혼자 두는 등의 문제를 감내하면서 살아간다. 이렇게 가사노동 부족으로 인한 효용 감소분은 70만원으로 추정된다.
 
결과적으로 맞벌이 가구의 한달 소득은 외벌이 가구보다 34%정도 많지만 가사노동 부족으로 인한 효용 감소분 70만원 등을 고려하면 실질소득은 외벌이 가구보다 15%높은 것에 불과하다는 분석이다.
 
여성의 낮은 임금수준과 장시간 근로는 경제활동 참가율을 떨어뜨리고, 여성의 임금상승을 어렵게 하는 악순환으로 이어져 출산율 감소 등 다양한 문제를 야기한다.
 
정부가 이를 해결하기 위해 보육관련 정책을 취해왔으나 가사노동 시간 부족으로 인한 효용 상실을 막기 위한 보다 근본적인 방법으로 근로제도를 개편해나가야 한다는 지적이다.
 
이 연구원은 "장시간 근로를 개선해나가고 가사노동을 병행할 수 있는 시간제 근로제도, 출퇴근 시간을 조정할 수 있는 유연근로제도 등을 도입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기성 편집국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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