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이상원기자] 정부가 양파와 대파에 대한 할당관세를 적용해 수입량을 대폭 늘리기로 했지만 농민들의 불만은 더욱 확산될 것으로 보인다.
봄 가뭄 영향으로 국내 작황이 부진, 양파값이 크게 오르면서 공급량을 늘려야 한다는 게 정부 입장이지만 농민들은 국내 수급대책을 요구하면서 수입을 반대하고 있기 때문이다.
기획재정부는 오는 12월말까지 수입되는 양파 수입물량 11만645t에 대해 현행 50%의 관세율이 아닌 10%의 할당관세를 적용한다고 17일 밝혔다.
재정부는 또 대파에 대해서는 12월말까지 수입되는 모든 수입물량에 대해 현행 27%의 관세를 적용하지 않고, 0%의 무관세로 수입하도록 할당관세를 적용키로로 했다.
양파는 재배면적이 준데다 가뭄에 따른 작황부진이 겹쳐 올해 공급량이 수요량대비 16만4000t 부족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양파 도매가격도 올 3월 이후 상승세를 보이고 있으며, 지난달 가격은 킬로그람당 840원으로 평년(2009~2011년 6월평균 566원)보다 48%정도 높은 수준이다.
대파도 올 봄 고온과 가뭄으로 수확량이 크게 줄었다. 6월 대파 출하량은 지난해 같은기간보다 23% 감소했다. 대파 도매가격은 4월 이후 상승해 6월 평균 kg당 2116원까지 뛰었다. 지난 3년간 6월평균 1536원보다 38%나 높은 상황이다.
재정부 관계자는 "이번 관세율 인하조치가 관련품목의 가격안정 및 수급원활화에 기여할 것"이라고 기대했다.
그러나 정부의 기대와 별개로 농민들의 반발은 더욱 거세질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 12일 정부과천청사앞에는 양파와 마늘생산농민 4000여명이 집결해 정부의 농산물 수급대책을 규탄하는 시위를 벌였다.
양파·마늘산업연합회 관계자는 "정부가 농산물 공급이 부족하면 무조건 수입부터 하려한다"며 "자유무역협정(FTA)체결을 확대하고, 할당관세로 수입량만 늘리려 하지말고, 제대로 된 농산물 수급대책을 세워야 한다"고 지적했다.
정부는 양파와 대파에 대한 할당관세 규정안이 이날 국무회의에서 의결, 7월말부터 공포·시행할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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