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기성기자] "상상을 실행하라!"
'나는 가수다'의 김영희 PD(MBC)가 18일 삼성그룹 사장단 앞에 섰다.
'세상을 바꾸는 혁신적 아이디어'라는 주제로 강연에 나선 김 피디는 '나는 가수다' '책을 읽읍시다' '이경규가 간다' 등 자신의 주요 예능프로 기획 경험담을 통해 혁신에 접근했다.
그는 먼저 "남들이 안 된다며 하지 말라고 한 것들을 실행했다"고 말했다.
'책을 읽읍시다'의 경우, "황금시간대에 예능프로에서 무슨 책을 다루냐"며 주위에서 다들 뜯어말렸다고 한다. '칭찬합시다. 이경규가 간다' 역시 '칭찬'이란 사회적 통념과 배치되는 주제에 대한 우려가 컸다.
그러나 김 피디는 기존 관성을 뚫으며 자신의 생각(상상)을 실행에 옮겼다. 이른바 '대박 프로'의 출발점이었던 셈이다.
결과는 기대 이상이었다. '책을 읽읍시다'를 통해 창출된 수익으로 어린이도서관을 지었고, 이후 총선에서 여야 후보들이 앞 다퉈 어린이도서관 공약을 내놓을 정도로 사회적 의제가 됐다.
숨은 양심을 찾기 위해 기획한 '이경규가 간다. 양심냉장고'는 출발부터 순탄치 못했다. 당시 '일요일, 일요일밤에'는 경쟁사에 밀려 2%대의 낮은 시청률을 기록하고 있었다. 부담감은 기획의 부재로 이어졌다.
아이템이 손에 잡히지 않는 막다른 상황에서 그는 교통신호와 정지선을 지키는 숨은 양심을 찾기로 했다. 물론 주위의 반대는 극심했다. 첫 방송을 앞두고 녹화에 들어갔지만 막상 숨은 양심을 찾기는 쉽지 않았다.
새벽 4시를 넘어 몰려오는 피로 속에 멀리서 다가오는 차량 한 대. 이내 정확히 정지신호를 지키며 멈춰 섰다. 운전자는 다름 아닌 장애인. "저는 늘 (교통신호를) 지켜왔습니다"라는 운전자의 한마디는 김 피디가 일생에서 들은 가장 감동적인 말이었다.
방송 다음날 각 언론을 이를 비중 있게 다뤘다. 심지어 '누가 장애인인가'라며 우리사회에 만연한 불법의식을 지탄하는 사설까지 등장했다. 당연히 해당프로는 성공으로 이어졌다.
'나가수' 역시 만만치 않은 작업이었다. 경연에 참여할 가수 섭외가 관건이었다. 그는 프로를 통해 "'진짜'라는 메시지를 던졌다"고 말했다. 연간 부가가치 1천억이 넘는 성과보다 김 피디는 "스타 탄생, 사회에 대한 위로와 즐거움, 사회적 자신감이 진정한 성과"라고 자평했다.
김 피디는 그러면서 "새로운 것을 실행해 내는 것, 이것이 혁신"이라고 말했다. 이어진 설명. 그는 혁신을 가능하게 하는 조건으로 '자신감' '진정성' '간절함'을 꼽았다.
"혁신의 출발점은 남들이 불가능하다고 하는 것을 시작하는 것. 그리고 상상하는 것을 실행하는 것이다." 김 피디가 강연을 통해 던진 메시지였다. 삼성이 단단히 배운 한 수이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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