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최기철기자] 김병화 대법관 후보자(57·사법연수원 15기·전 인천지검장)가 26일 전격 사퇴했다. 헌정사상 대법관 후보자가 임명동의안 표결 전 스스로 물러나기는 이번이 처음이다.
'사퇴에 즈음하여'로 시작되는 사퇴사에서 그는 "저를 둘러싼 근거 없는 의혹들에 대해 끝까지 결백함을 밝히고 싶은 것이 솔직한 심정"이라며 "그러나 저로 인해 대법원 구성이 지연된다면 더 큰 국가적 문제라고 생각해, 제가 사퇴하는 것이 국가에 마지막으로 헌신하는 길이라는 결론을 내렸다"고 밝혔다.
김 후보자는 "청문회 과정에서 여러 의혹이 제기 되었고 사실 무근임을 성실히 해명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다"며 "계속적인 의혹제기로 저와 제 가족들은 명예와 인격에 심대한 타격을 입었다"고 안타까워 했다.
이어 "비록 제가 오늘 사퇴하지만, 앞으로 공직 후보자에 대한 이런 안타까운 일이 다시 없기를 진심으로 호소한다"고 강조했다.
김 후보자의 갑작스런 사퇴발표에 관련기관에서는 당혹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대법원은 공식 논평을 통해 "김 후보자의 후보사퇴 결단에 충격과 안타까운 마음을 금할 수 없다"며 "국가에 마지막으로 봉사하는 자세로 이러한 결정을 내린 것으로 안다. 경의를 표한다"고 밝혔다.
법무부도 대변인 논평을 내고 "김 후보자가 사퇴하겠다는 입장을 표한 것에 대해 매우 당혹스럽고 안타깝게 생각한다"고 밝혔다.
김 후보자는 지난 7월10일 퇴임한 검찰출신의 안대희 대법관의 후임으로 제청됐으나 저축은행 비리 연루, 부동산 투기, 위장전입 등 각종 의혹이 제기되면서 거취를 고민해왔다.
대법원은 현재 후보자를 다시 제청하는 것에 대해 관련규정을 검토 중이며 이르면 내일쯤 방안이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기성 편집국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 맛있는 뉴스토마토, 무단 전재 -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