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한승수기자] # 지난달 19일 남부지법 경매10계에서 진행된 서울 양천구 신정동에 위치한 상가주택 경매에 모두 9명의 입찰자가 몰렸다. 이 물건은 1층은 근린시설, 2층은 주택인 전형적인 `상가주택`으로 법원임차조사에 따르면 낙찰자는 1억4000만원 상당의 보증금과 매월 50만원의 월세 수입을 올릴 수 있는 것으로 평가됐다.
이 물건은 지난 5월 중순 경매에 처음 나와 유찰됐지만 이 날 열린 2차 입찰에서 9:1의 경쟁률을 기록하며 매각됐다. 낙찰자가 써낸 금액은 6억3212만원으로 낙찰가율은 근래 보기 드물게 높은 96.66%(감정가 6억5398만원)를 기록했다. 법원은 매각허가를 내줬고 낙찰자 이 씨는 이달 16일 잔금을 납부했다.
# 광진구 화양동에 위치한 감정가 29억5492만원 짜리 상가주택이 이달 초 23억1871만원에 낙찰됐다. 낙찰가율은 78.47%. 입찰자 박 모씨는 무려 10:1의 경쟁률을 뚫고 낙찰에 성공했다.
법원임차조사결과 확인된 월세 수입만 600만원에 가깝다. 확인되지 않은 세대의 임대료까지 포함하면 매달 800~900만원의 월세 수익이 예상됐다. 확보 가능한 보증금만 2억원을 넘는 우량 물건. 최근 트렌드를 주도하고 있는 상가주택의 인기가 반영된 양상으로 평가된다.
이처럼 직접 거주하며 임대수익을 올릴 수 있어 최근 경매시장에서 좋은 평가를 얻고 있는 상가주택. 이 중에서도 감정가 8억원 이상의 고가 물건에 수요자들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27일 부동산경매사이트 부동산태인이 올해 경매장에 나온 서울 및 수도권 소재 상가주택 물건 804개를 분석한 결과 감정가 8억원 이상 물건 낙찰가율은 전년 대비 0.77%p 오른 73.57%로 집계됐다.
올해 상가주택 전체 물건 낙찰가율이 경기침체 여파로 전년 대비 0.11%p 내린 점을 감안하면 고가 물건의 낙찰가율 상승은 다소 의외의 모습이다.
이에 대해 전문가들은 감정가 8억원 이하 물건들 중 상당수는 건물 내 일부 공간만 경매에 부쳐지기 때문으로 분석한다. 즉 수요자들은 건물과 토지를 일괄매입하려는 성향이 강하기 때문에 감정가가 8억원을 상회하는 `’진짜 상가주택’`을 원한다는 것이다.
조사대상 물건을 감정가 20억원 이상 초고가 물건으로 집약시켜 보면 이 같은 흐름은 보다 분명해진다.
올들어 경매장에 나온 감정가 20억원 이상 상가주택 물건은 102개. 이 중 낙찰된 물건은 14개로 낙찰가율은 74.34%를 기록했다. 전년 대비 5.28%p 증가한 것으로 이 가격대 상가주택 낙찰가율이 70%를 넘어선 것은 2009년 이후 처음이다.
아울러 입찰경쟁도 예년에 비해 치열해졌다. 모두 76명의 입찰자가 몰려 경쟁률 5.43대 1을 기록했는데 이는 최근 5년 내 최고치다.
부동산태인 정대홍 팀장은 “감정가가 높은 상가주택은 주변 여건이나 건물 입지 등이 양호한 경우가 많다”며 “입지조건이나 시설 수준이 양호한 상가주택은 임대수익을 확실하고 안정적으로 내주기 때문에 ‘귀족 물건’으로 통한다”고 설명했다.
정대홍 팀장은 “그러나 이처럼 수익을 안정적으로 기대할 만한 물건들은 대개 수억 원에서 많게는 10억원 이상의 낙찰대금이 필요하다”며 “여력이 없는데도 상환능력 이상으로 대출을 받는 등 무리수는 피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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