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립극장 확 바뀔까?..'레퍼토리 시즌제' 첫 도입
"대관사업 대신 자체제작 강화"..공공극장 역할 회복할 지 주목
2012-08-13 16:06:17 2012-08-13 16:07:33
[뉴스토마토 김나볏기자] '레퍼토리가 없다. 유료 관객이 적다.'
 
수십년간 고질적인 문제를 지적 받아온 국립극장이 대책을 냈다.
 
13일 국립극장은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총 8개 국립 예술단체(국립극단, 국립창극단, 국립무용단, 국립발레단, 국립오페라단, 국립합창단, 국립국악관현악단, 국립현대무용단)에 '국립레퍼토리시즌' 제도를 도입한다고 밝혔다.
 
국립극장은 레퍼토리 제도와 시즌 제도 도입을 통해 다양한 레퍼토리 축적과 신규관객 확보가 가능할 것으로 보고 있다. 시즌 기간은 9월5일부터 내년 6월30일까지 299일 간이며, 총 79개 작품이 관객을 만날 예정이다.
 
이날 국립극장 '산아래'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안호상 국립극장장은 "국립극장, 세종예술회관 등 공립 단체들이 민간 예술단체들에 공간을 내주느라 자체제작에는 소홀했다"면서 "이제 공공극장이 본연의 자리로 돌아갈 여건이 만들어졌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아울러 "짧은 시간에 국립레퍼토리시즌을 구성하기 쉽지 않았다"며 "레퍼토리를 하기로 했는데 레퍼토리가 없는 게 지금의 현실"이라고 토로하기도 했다. 당분간은 신작을 만들 수밖에 없는 구조지만 앞으로는 만드는 작품마다 질적인 면을 개선해 향후 레퍼토리에 추가한다는 계획이다.
 
 
 
 
 
 
 
 
 
 
 
 
 
 
 
 
 
 
 
 
 
 
 
 
새로운 시스템 도입으로 대변신을 꾀하고 있는 만큼 국립극장의 기존 사업 수정은 불가피해졌다. 가장 큰 변화는 대관사업의 대폭 축소다.
 
안 극장장은 "대관은 불가피한 경우를 제외하고 앞으로 안 하는 게 원칙"이라고 잘라 말했다. 내년 1~2월의 경우 대관이 이미 잡혀 있기 때문에 그대로 가지만 앞으로는 7~8월 오프시즌만 빼고 자체제작 공연을 꾸준히 올림으로써 공연 흐름이 끊기지 않도록 한다는 방침이다.
 
국립극장 소유 극장 중 '하늘극장'의 경우에는 관객개발이나 공연해설 프로그램 위주로 대관사업을 계속 진행한다. 그러나 '달오름극장'은 내년 가을부터는 국립극단이 차지하게 될 예정이다. 안 극장장은 "외부에 나가 있는 국립극단을 다시 국립극장으로 들어오도록 할 예정"이라며 "얘기가 잘 되고 있다"고 말했다.
 
'해오름극장'에서는 현재 독립법인으로 나가 있는 국립발레단, 국립오페라단과 함께 시즌을 운영할 계획이었지만 최근 새로운 변수가 생겼다.
 
국립발레단과 국립오페라단이 둥지를 틀고 있는 예술의전당에서 시즌제를 운영한다고 밝혔기 때문이다. 국립발레단과 국립오페라단은 현재 예술의전당에 둥지를 틀고 있어 예술의전당 시즌제를 외면하기가 쉽지 않은 입장이다.
 
대관사업 정리 외에 예산확보 문제도 있다. 국립극장은 현재 기획재정부에 예산확보를 요청하는 한편 내부적으로는 허리띠 졸라매기에 힘쓰고 있다.
 
매주 토요일마다 벌어지는 야외행사도 과감히 없앴다. 전속단체 작품의 질 개선이 급선무란 이유에서다. 해외공연의 경우에도 초청받는 경우를 제외하고는 자제할 계획이다.
 
축제 역시 정리대상에서 예외는 아니다. '여우락페스티벌'의 경우 확대할 계획이지만, '세계국립극장페스티벌'은 올해까지 진행해보고 향후 퇴출여부를 검토할 계획이다.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나볏 테크지식산업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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