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이상원기자] 박재완 기획재정부 장관의 고용찬가가 계속되고 있다.
박 장관은 지난주 경제활력대책회의에서 우리경제를 둘러싼 하방 위험이 확대되고 있지만, 고용이 '든든하게' 버티고 있다고 밝혔다.
작년 '고용대박'을 외쳤다가 청년실업의 현실을 외면한 처사라며 비난을 받았던 박 장관이 아직도 고용의 현실을 인식하지 못한 것일까.
박 장관의 '고용찬가'는 7월 취업자수가 작년 같은 기간보다 47만명이나 증가했다는 통계청 발표가 배경이었다.
박 장관이 '든든해' 하는 취업자수는 올해 연간으로도 40만명대 증가폭을 유지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정부의 목표수치에도 부합하는 수치여서 경제장관으로서 든든한 모양이다.
그러나 박 장관의 계속되는 고용찬가는 고용지표의 수치에 매몰돼, 이면을 제대로 읽지 못하고 있거나 이면의 문제를 알면서도 모른척하고 있다는 것으로 볼 수 밖에 없다.
올 들어 취업자 숫자가 증가한 것은 50대와 60대의 취업자 증가에서 비롯됐다. 베이비부머들이 은퇴하면서 자영업을 선택한 경우가 늘고 있기 때문이다. 반대로 청년실업은 지속적으로 해결되지 못하고 있다.
7월 역시 50대에서 27만5000명, 60대 이상에서 25만명의 취업자가 늘었다.
7월 자영업자수는 1년전보다 19만6000명이나 늘면서 10년만에 최대 증가폭을 기록했다. 이 가운데 13만3000명이 고용원 없는 자영업자이다. 베이비부머들이 자영업자로 내몰리는 슬픈 현실이 취업자 증가라는 '든든함'으로 비춰지고 있는 것이다.
자영업자의 급속한 증가는 고용문제뿐만 아니라 경제 전체에도 악영향을 끼칠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전체 폐업자영업자 중 창업 후 1~2년 사이에 조기폐업한 자영업자가 30%가 넘는다. 자영업자들이 보통 사업자금으로 대출을 이용한다는 점을 감안하면, 자영업자 증가는 은행의 대출부실과 가계부채문제로 이어질 수 있다.
박 장관은 작년 취임사에서 "명성과 실상, 겉과 속, 거시지표와 체감경기가 부합하는 경제를 만들겠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러나 그가 지금 외치는 고용찬가가 과연 체감경기와 부합하고 있는지 스스로에게 되묻길 바란다.
통계에 매몰된 장관의 고용찬가에 왜 젊은 실업자들이 분노하는지도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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