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정헌철기자] 식품업계가 공정거래위원회의 강도 높은 불공정 조사 발표에 대해 억울함과 답답함을 토로하고 있다.
정부의 압박으로 수년동안 국제 원료 상승분을 제품가에 반영하지 못하고 있다가 최근 가격을 올린 것에 대해 정부가 '담합' 여부 조사를 벌이겠다고 발표하자 야속한(?) 마음을 숨기지 않고 있다.
공정거래위원회는 21일 "지난달 말부터 이달 초까지 일제히 가격 인상이 이뤄진 가공식품 품목들에 대해 전반적인 점검 작업에 착수했다"고 밝혔다.
점검 대상은 최근 가격을 올린 라면, 참치, 음료수, 즉석밥 등의 가공식품들 업체 전반인 것으로 알려졌다.
공정위의 이같은 조치는 지난 20일 이명박 대통령이 국무회의에서 "생활필수품과 농산물의 가격상승으로 국민의 염려가 많은데 추석을 앞두고 수급 안정과 물가관리를 일찍 시작해달라"고 지시 후 이뤄졌다.
정부가 물가 관리를 포기한 것 아니냐는 비판에 대한 정면 대응인 것으로 풀이된다.
하지만 식품 업계는 공공요금 인상은 막지 못하는 정부가 힘없는 식품업계를 타깃으로 자신들의 무능력을 만회하려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
A식품 관계자는 "그동안 정부의 압박으로 가격을 올리지 못하다가 원료 상승분에 대해 더이상 버틸 수가 없어 자체 판단에 따라 가격을 인상 했을 뿐"이라며 "담합 운운하는 것에 대해 당황스럽고 어이가 없다"고 불만을 토로했다.
또 "전분당 협회나 제분 협회 등 협회차원에서 원료를 공동 구매할 때 원료 가격 정보를 공유하는 것 외에 그 어떤 정보공유도 없다"며 공정위의 담합 언급에 대해 불편함도 호소했다.
B식품 관계자는 "2~3년전 부터 업계에서는 영업사원 조차도 서로 만나지 못하게 하고 있을 만큼 공정위에 꼬투리조차 잡히지 않으려고 노력 중"이라며 "이번 가격 인상에 대해 아무리 조사해도 나올 것을 없을 것"이라고 장담했다.
C식품 관계자는 "지난해부터 라면과 분유, 우유 등 식품에 대한 담합만 집중 부각 시키며 가격 인상을 자제 시킨 정부가 또다시 같은 칼을 꺼내 든 꼴"이라며 "가격 인상에 대한 대안과 대책도 없이 무조건 가격을 인상을 막는 것은 부당하다"고 꼬집었다.
식품업계는 한동안 공정위의 발표로 가격 인상은 없을지는 몰라도 연말 대선 정국에 한꺼번에 가격을 인상할 수도 있고, 그럴 경우 서민들이 느끼는 충격은 지금보다 더 커질 수 도 있다고 경고했다.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기성 편집국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 맛있는 뉴스토마토, 무단 전재 -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