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신익환기자] 서부이촌동 보상계획과 이주대책이 확정됨에 따라 용산역세권개발사업이 일단 탄력 국면으로 접어들었다.
하지만 일부 주민들이 보상안에 대한 불만을 들어내고 있고 개발을 반대하는 주민들과의 갈등이 여전해 무조건 낙관하기는 이르다는 시각도 있다.
지난 23일 용산국제업무지구 사업시행자인 드림허브프로젝트금융투자(이하 드림허브)는 이사회를 열고 법정보상 외에 별도의 1조원 규모의 민간혜택이 담긴 보상안을 확정, 발표했다.
드림허브는 오는 30일 주민설명회를 시작으로 감정평가, 주민이주, 보상액 확정 등의 절차를 통해 이르면 2013년 7월 중 보상금을 지급한다는 계획이다.
송순기 SH공사 용산보상팀장은 "주민들 의견을 수렴해 대책을 세운 만큼 사업이 원활하게 진행 될 것으로 기대한다"며, "주민들이 빠른 사업진행을 원하는 만큼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주민의견 분분..기대·불만 등 엇갈려
지난 2010년부터 보상을 애타게 기다려왔던 주민들은 대체로 이번 보상안 발표를 긍정적으로 평가했지만 세부적으로는 의견이 엇갈리는 모습이었다.
사업지역내 일반주택을 보유한 김모(54세)씨는 "기존의 헌집을 아무런 추가비용 없이 새집으로 바꿀 수 있게 됐다"며 "새 아파트에 들어가게 돼 가족 모두 만족해한다"고 밝혔다.
이어 "보상계획이 발표된 만큼 이제는 사업에 속도가 좀 붙었으면 좋겠다"고 밝혔다.
이에 반해 일부 주민들을 중심으로는 이번 보상안이 기대에 못 미친다는 의견을 제기하고 있다. 특히 시행사 내부갈등과 서울시 인허가 지연 등 사업이 지연되면서 보상내용이 축소됐다고 주장하고 있다.
대림아파트 주민 차모(57)씨는 "건설사에서 동의서를 받아갈 당시, 지금보다 더 넓은 평수에 들어갈 수 있다고 설득했다"며 "하지만 사업이 지연되면서 이런 기대에 미치지 못하는 보상안이 발표됐다"고 불만을 내비췄다.
그는 "지금보다 더 넓은 집으로 옮기려면 일반분양가를 적용해 추가비용이 들텐데, 그렇게되면 비용부담이 너무 커서 더 큰 집으로는 이동이 쉽지 않을 거 같다"고 덧붙였다.
일부주민들은 사업을 반대하는 주민들에게까지 혜택을 주는 건 불공평하다는 입장이다. 또 주민들의 의견이 팽팽히 맞서는 가운데 사업지연에 대한 우려를 나타내기도 했다.
인근 S공인중개사무소 관계자는 "전체적으로 찬성 반, 반대 반이라고 생각하면 된다"며, "이렇게 주민들 의견이 팽팽한 상황에서 제대로 사업이 진행될 지 걱정이 된다"고 말했다.
◇ "아직 넘어야 할 산 많다"
이번 보상안 발표와 관련한 부동산 전문가들의 반응은 대체로 긍정적이다. 가장 민감한 부분인 보상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기본 토대가 마련됐기 때문이다.
임채우 KB 부동산팀장은 "용산역세권개발사업의 가장 큰 아킬레스건이 바로 보상문제인데 주민들이 생각했던 것 이상의 혜택이 마련 돼 긍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을 것"이라며 "향후 용산사업이 탄력을 받을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하지만 이번 보상안 발표자체가 용산사업의 추진과정에서 극히 작은 부분이기 때문에큰 의미를 두기 힘들다는 분석도 있다.
두성규 한국건설산업연구원 건설경제연구실장은 "일단 보상안의 기본적인 틀이 확정됐다는 점에서는 사업자체가 탄력을 받을 수 있는 기본적인 주춧돌이 마련됐다"며 "하지만 이후 협상과정에서 주민들과의 갈등을 해결하는 등의 과제가 남아있다"고 밝혔다.
이어 두 실장은 "하지만 더 큰 문제는 향후 용산역세권개발사업 자체의 전망이 어두운 현재의 상황에서 보상안이 발표된 것 만으로는 사업자체를 낙관적으로 보기는 힘들다"며 "큰 그림에서 봤을 때 아직도 넘어야 할 산이 많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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