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박진아기자] 최근 정치권의 대기업을 타깃으로 한 경제민주화 논란이 거센 가운데 국내 대기업의 내부거래는 작년보다 더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내부거래 비중이 가장 높은 집단은 '
STX(011810)'였으며 금액이 가장 큰 집단은 '삼성'이었다.
총수 일가의 지분율이 높고, 규모가 적은 비상장 회사일수록 내부거래 비중이 높아 재산증식을 위한 일감 몰아주기의 개연성이 높은 것으로 분석됐다.
공정거래위원회가 30일 공개한 '2012년 대기업 집단의 내부거래 현황'에 따르면 46개 대기업 집단의 전체 매출액(1407조2000억원) 중 계열사에 대한 매출액(186조3000억원) 비중은 13.2%로 나타났다. 대기업 내부거래 비중은 작년 12.0%에 비해 1.2%포인트 증가했다.
특히 비상장사의 내부거래 비중이 높았다. 1136개 비상장사의 내부거래 비중은 24.5%로 237개 상장사의 8.6%보다 15.9%포인트나 많았다. 작년과 비교하면 비상장사의 내부거래는 1.9%포인트 증가했다.
총수 일가 지분율이 높은 회사일수록 내부거래 비중이 컸다. 총수가 있는 38개 집단의 내부거래 비중은 13.6%로 조사됐으며, 총수가 없는 8개 집단(11.1%)보다 2.5%포인트 높았다.
삼성,
현대차(005380),
SK(003600) 등 총수가 있는 대기업 상위 10개 집단의 평균 내부거래비중은 14.5%를 차지했다. 총수 일가의 지분율이 30% 이상인 계열사의 내부거래비중은 19.19%로 30% 미만인 계열사의 비중보다 6.06%포인트 높았다. 50% 이상은 27.99%, 100%는 46.81%로 총수 일가 지분율이 높을수록 내부거래비중은 크게 늘어났다.
내부거래 비중이 높은 집단으로는 STX가 27.6%로 1위를 기록했고, SK와 현대자동차가 각각 22.1%, 20.7%를 기록해 뒤를 이었다.
반면 내부거래 금액이 큰 집단은 35조3000억원의 삼성이 차지했다. 이어 SK 34조2000억원, 현대자동차 32조2000억원,
LG(003550) 15조4000억원,
POSCO(005490) 14조9000억원 등의 순이었다.
이들 상위 5개 집단 내부거래금액 합계는 총 132조원으로 46개 전체집단 내부거래금액 186조3000억원의 70.9%나 차지했다.
아울러 내부거래비중이 높은 업종으로는 서비스업 분야가 제조업·건설업·금융보험업 등에 비해 상대적으로 높았다.
또 내부거래시 경쟁입찰 등의 방식보다는 수의계약 방식이 훨씬 많았다. 일감 몰아주기에 대해 비판을 많이 받았던 시스템통합(SI) 관리, 물류, 광고업 등의 수의계약 비중은 91.8%에 달했다.
김성삼 공정위 기업집단과장은 "대기업집단 계열사간 내부거래비중은 지난해에 비해 다소 증가했다"면서도 "내부거래는 영위업종, 수직계열화 여부, 회사의 분할·합병 등 양상이 달라 일률적인 접근이 곤란하다"고 설명했다.
김 과장은 "다만 내부거래가 증가하면서 정상적인 거래뿐만 아니라 일감 몰아주기 등 불합리한 거래관행이 지속될 개연성도 상존한다"며 "대기업의 내부거래현황에 대한 공시 및 점검을 강화하고 일감 몰아주기 발생가능성이 높은 큰 업종 및 회사에 대한 감시를 지속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그는 "수의계약방식으로 거래 상대방을 선정하는 관행도 여전하다"며 "대기업 집단별로 폐쇄적인 내부시장이 형성되고, 역략있는 비계열 독립기업의 사업참여와 성장기회 제약 및 대기업의 경쟁력이 약화되는 측면이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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