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AI 매각 유찰..대한항공 '산 넘어 산'
수의계약 촉각속 가격변수..KA I 노조 갈등, 상반기 실적부진 악재겹쳐
2012-08-31 15:46:52 2012-08-31 15:47:53
[뉴스토마토 조정훈기자]대한항공(003490)이 눈독 들이는 한국항공우주(047810)산업(KAI) 향방이 불확실해졌다.
 
한국항공우주산업에 대한 예비입찰을 31일 마감한 결과 대한항공 1곳만 참여해 결국 유찰됐다.
 
한국정책금융공사는 이날 KAI 예비입찰 마감 결과 대한항공만 참여해 유찰됐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정책금융공사 측은 다음주부터 주주사와 협의해 재입찰 할지 여부 등 향후 일정을 논의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지난 16일 정책금융공사의 KAI에 대한 M&A 인수의향서 접수 당시 대한항공 1곳만 제출하면서 이미 단독 참여가 예상됐었다.
 
한진그룹은 대한항공이 항공업에 대한 오랜 경험을 갖고 있는 만큼 KAI를 인수해 시너지 효과를 거둘 수 있다며 인수 의지를 분명히 하고 있다.
 
현재로선 다른 인수 후보가 없다는 점에서 대한항공이 KAI를 가져갈 확률이 높지 않겠느냐는 전망이 우세하다.
 
그러나 대한항공이 무리 없이 KAI를 가져가기 위해선 넘어야 할 산이 적지 않다. 
 
우선 이날 단수가 아닌 복수의 입찰자가 있어야 한다는 '국가계약법상' 조건을 충족하지 못해 대한항공 단독 입찰은 일단 유찰됐다.
 
물론 통상적으로 한 차례 더 입찰을 진행한 뒤 또 다시 유찰되면 수의계약을 통해 입찰에 참여한 대한항공이 KAI를 가져갈 확률이 높다.
 
하지만 이럴 경우 앞서 유찰 된 티웨이항공의 경우처럼 시간이 많이 걸린다는 점과 (대한항공을 향한) 세간의 특혜논란이 더욱 커질 것으로 우려된다.
 
더욱이 '동반 부실화'를 우려하는 KAI 노조의 반발도 만만치 않다.
 
실제 KAI 비상투쟁위원회는 지난 16일 여의도 규탄대회에 이어 오는 10월 예정돼 있는 대선 전 마지막 국정감사 기간동안 대대적인 국회 앞 규탄대회를 열 것으로 전해졌다.
 
현재 KAI는 매각 대상 지분 41.7%가 1조1000억원, 경영권 프리미엄 3000억원 등 인수에 필요한 자금이 1조4000억원 이상 필요한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대한항공은 최근 발표한 반기보고서에서 올해 상반기 연결 기준(종속회사 포함) 영업이익이 268억원으로 작년 동기보다 크게 감소했다고 밝혔다.
 
당기순이익은 작년 동기 흑자에서 2288억원 적자(순손실)로 돌아섰다. 주당 순손실액은 3454원으로 집계됐다.
 
지난 2분기 1285억원의 영업이익을 내고도 세계적인 항공화물시장 침체에 직접적인 영향을 받으며 전년 동기 대비 화물 실적이 12% 가량 감소했다.
 
매출의 큰 축인 화물에 대한 전망은 하반기에도 낙관할 수 없다는 우려가 여기에 있다. 여객 수송 증가에도 웃지 못하고 전전긍긍하는 이유인 것이다.
 
결국 대한항공의 올해 상반기 실적은 145억원의 영업 손실과 2249억원의 순손실로 나타났다.
 
업계 관계자는 "대한항공의 상반기 실적 부진은 천문학적인 금액이 들어가는 KAI 인수의지에 적잖은 영향을 주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대한항공은 이날 공식 입장 자료를 통해 KAI 인수의지를 내비치면서도 "KAI는 국제적 기준에 맞는 적정가가 산출돼야 한다"며 우회적으로 가격 다운 입장을 내비쳤다.
 
믿을 수 있는 기관이 KAI를 평가한 가격으로 인수를 추진하고, 가격 조건이 맞을 경우에만 인수를 추진하겠다는 것이다.
 
현재 대한항공은 KAI 인수건과는 별개로 조종사 노동조합과 사측의 단체협상이 4년째 결말을 내지 못한 채 진통을 겪는 등 소통이 되지 않아 노사간 갈등의 골이 깊다.
 
최근 불어 닥친 태풍 볼라벤과 덴빈의 영향으로 국내외 항공기가 결항돼 만만치 않은 피해액이 발생하는 등 때 아닌 태풍 피해로 깊은 한숨을 내뱉고 있다.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기성 편집국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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