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박수연기자] "국내 임상시험은 그간 많은 윤리적 문제를 야기했다. 과거에 발생한 임상시험의 오점이 더 이상 일어나지 않도록 고민하고 실천해야 한다"
7일 서울아산병원에서 열린 '대한기관윤리심의기구협의회 국제심포지엄(KAIRB International Symposium)'에서는 임상시험과 피험자보호 제도에 관한 열띤 논의가 진행됐다.
KAIRB는 생명윤리와 안전을 확보하고 과학적인 임상연구 여건을 조성하기 위해 설립된 사단법인이다.
올해로 10번째를 맞는 이번 학술대회에서는 KAIRB 관계자와 미국·중국·인도 등 각국의 피험자보호프로그램(HRPP) 전문가 등 국내외 총 31명이 모여 임상시험의 안전 문제에 대한 심도 있는 토론을 벌였다.
◇임상시험, 피험자 안전 무엇보다 '최우선'
이날 심포지엄에서 가장 강조된 화두는 '임상시험 피험자의 안전'이었다.
지난 2월 보건복지부가 입법예고한 '생명윤리법'이 "사람을 연구하는 기관은 모두 '기관윤리위원회(IRB)'를 의무적으로 설치해야 한다"고 명시한 것도 이 때문이다.
이날 이희성 식약청장(KFDA)은 "국내 임상시험은 그간 많은 윤리적 문제를 야기했다"며 "과거에 발생한 임상실험의 오점이 더 이상 일어나지 않도록 고민하고 실천해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연사로 나선 어니스트(Earnest D.Prentice) 네브라스카 대학 의료센터(University of Nebraska Medical Center)부총장은 '의식과 연구의 진실성'을 강조했다.
그는 "헬싱키 선언문과 같은 모든 기준이 적용가능한 법규로 임상시험에 대한 과학적 진실성을 유지해야 한다"며 " 피험자의 안녕이나 안전을 보호하는 것이 최우선이 되어야 한다"고 말했다.
모이라 킨(Moira Keane) 교수는 합리적인 문서화를 통해 임상시험의 리스크 관리를 전략적으로 다뤄야 한다고 주장했다.
킨 교수는 "미국의 경우 문서를 기밀 유지하고 피험자들의 권리를 강화하기 위해 체계적인 규제안을 마련하고 리스트를 만들어 하나하나 검토하고 있다"며 "한국에도 이같은 체계를 도입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7일 아산병원에서 열린 ''대한기관윤리심의기구협의회 국제심포지엄(KAIRB International Symposium)'에서 해외연사가 강연을 하고 있다.
◇임상제도, 연구결과·정부·스폰서 '삼위일체' 필요
최근 국내 임상실험 승인현황은 지난 2008년 87건으로 전년대비 21건 증가한 이후 줄곧 상승곡선을 그려 왔다. 특히 작년에는 한 해에만 110건이 승인되며 급격한 증가세를 나타내고 있다.
설효찬 식약청(KFDA) 임상제도과장은 "국내 임상실험의 질적 수준과 인프라가 향상됐고, 국제경쟁력을 갖췄다"며 "서울의 경우 3대 임상시험지의 하나로, 아시아의 메카로 떠오르고 있다"고 말했다.
설효찬 과장은 시험결과·정부·스폰서가 합심해 임상시험제도를 강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화이자, GSK, 노바티스 등 외국의 선진 제약회사들은 임상제도를 꾸준히 후원하고 있고 식약청 역시 최근 전자정보시스템을 구축해 임상실험 현황을 즉시 볼 수 있도록 하는 전산관리시스템을 마련했다.
설 과장은 또 "임상시험 점검에 대해서는 특히 엄격하다"며 "3년에 한번씩 점검을 실시하고 임상시험의 신뢰성이 부족할 경우 판단해서 주의나 경고를 주며 올해는 70개의 기관을 선정해서 점검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임상시험의 사후관리도 강조했다. 이를 위해 ▲IRB와의 공조 ▲의약품·의료기기에 대한 국제적인 조항 설정 ▲규정의 간소화 ▲IRB를 전문화해 통합된 임상실험 체계 구축 등을 꼽았다.
설 과장은 "결국은 무조건 안전"이라며 "피험자의 안전관리를 강화하는 안전관리시스템을 강화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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