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익모델 없는 저축은행..신용대출 꺼리는 이유는?
"다중채무자 비율 높아 부실화 우려 크다"
은행과 연계영업도 흐지부지..현상유지만
2012-09-19 14:37:42 2012-09-19 18:07:38
[뉴스토마토 원수경기자] 저축은행들이 마땅한 수익원을 찾지 못하고 있고 금융당국의 권고에도 불구하고 서민들을 대상으로 한 신용대출에 선뜻 나서지 못하고 있다.
 
19일 저축은행업계와 금융당국에 따르면 부동산경기 침체가 장기화되며 저축은행의 주요 수익원인 프로젝트파이낸싱(PF) 부실이 심화돼 신규 PF 대출은 엄두조차 내지 못하고 있으며 대출영업도 부진한 상황이다.
 
따라서 저축은행들은 저축은행중앙회 예탁금에만 수익을 의존하고 있는 실정이다.
 
저축은행 관계자는 "일부 저축은행은 예대율이 60%도 나오지 않는다"며 "이는 그만큼 업계가 힘들다는 뜻"이라고 말했다.
 
상황이 어려워도 신용대출을 당장 확대하는 것은 힘들다는 것이 업계의 반응이다.
 
저축은행 고객 중에는 다중채무자가 많아 리스크관리가 어렵고, 새로운 상품을 내놓을 시간도 충분하지 않다는 것.
 
NICE신용평가에 따르면 저축은행의 다중채무자 비율은 지난 2008년 말 72.7%에서 지난 6월 말 77.2%로 4.5%포인트 늘었다. 같은 기간 2개 업권 이상 다중채무 비중은 20.1%에서 24.3%로 늘었고, 3개 업권 이상에서도 10.8%에서 14.2%로 급증했다.
 
저축은행 관계자는 "시장에 이미 돈이 많이 풀려 저축은행, 캐피탈, 대부업체 등에 채무가 깔려있다"며 "저축은행에서 돈을 빌리는 사람은 대부분 저신용자인데 다중채무를진 사람들에게까지 대출을 하면 막차를 타 부실화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그는 또 "현재 금융지주들이 인수한 부실저축은행들의 경우 내부 자산 포트폴리오를 정리하는 과정"이라며 "당장 새로운 신용대출 상품을 내놓기가 쉽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가계부채 문제의 심각성이 대두되고 있는 상황에서 섣불리 신용대출을 확대할 수도 없다는 입장이다.
 
저축은행 관계자는 "저축은행이 아무리 잘해도 시장에서 문제가 발생한다면 예전의 카드사태처럼 답이 안나올 수 있다"며 "신용대출을 잘 하면 충분히 수익원이 되겠지만 시장 상황이 뒷받침 되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당초 저축은행의 대출영업을 활성화 할 것으로 기대됐던 연계영업도 현재 흐지부지한 상태다.
 
연계영업을 실시하면 은행 영업점을 방문한 고객에게 저축은행 대출상품을 소개하고 대출 서류 접수 등 대출 모집업무를 대행할 수 있게 된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현재 금융당국에 연계영업을 신청한 곳은 아직 한 곳도 없다. 신한은행이 솔브레인저축은행, 동부저축은행, 한신저축은행과 연계대출을 위한 MOU를 체결했을 뿐 아직 구체적인 계획은 나오지 않고 있다.
 
저축은행 관계자는 "연계영업을 해봤자 이득을 보는 것은 금융지주계열 저축은행뿐"이라며 "은행도 저축은행 영업 활성화하기 보다는 현상유지만 하자는 편"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은행에서 저축은행 상품에 대한 대출한도나 금리 등을 조회할 수 있도록 전산망을 구축해야 실효성이 있을텐데 금융당국에서는 아직 가이드라인조차 발표하지 않은 상태"라고 덧붙였다.
 
앞서 금융감독원은 지난 13일 "저축은행의 낮은 여신심사 능력이 저축은행의 부실대출을 증가시키고 서민금융 공급 활성화의 장애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며 "신용평가시스템(CSS)을 구축 하고 이를 적극 활용하도록 유도해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지난 6월에는 "금리를 10%대로 낮춘 신용대출상품을 판매해 대부업체와 차별화된 서민금융을 실시해달라"고 촉구하기도 했다.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기성 편집국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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