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나볏기자] 대한민국역사박물관의 전시계획이 역사를 왜곡할 소지가 있다는 지적이 나왔다.
8일 문화체육관광부 국감에서 김한길(민주통합당) 의원은 "대한민국역사박물관의 전시계획을 보면 대한민국 역사에 박정희 대통령이 24번 거명되고, 이승만을 제외한 나머지 대통령은 모두 합쳐도 19번 정도 거명됐다"며 역사왜곡의 소지가 있다고 주장했다.
대한민국역사박물관의 건립은 지난 2008년 8월15일 이명박 대통령이 8.15 경축사에서 '현대사박물관 건립'을 공표하면서 추진됐다. 2010년 11월 공사에 착공해 올해 5월 준공됐으며 지난달에는 대한민국역사박물관 직제가 만들어졌다. 현재는 전시실 설치를 진행 중이다.
김 의원에 따르면 대한민국역사박물관으로부터 제출받은 '대한민국역사박물관 전시주제 설명 기초자료'에서 대한민국 역대 대통령 중 거명 횟수만 비교해보면, 이승만 대통령이 28회로 가장 많고 그 다음이 박정희 대통령으로 24회 언급되어 있다.
나머지 8명의 대통령 이름이 언급된 횟수는 모두 합쳐도 19번이며 이같은 수치는 박정희 대통령 1명에 못 미치는 수준이다. 노무현 대통령의 경우 단 한 번도 이름이 언급되지 않았다.
대통령 거명횟수 문제 외에도 6.15 남북정상회담, 김대중 대통령 노벨평화상 수상 등의 주요역사는 빠져 있는 등 내용이 지나치게 편파적이거나 부실한 실정이다.
김 의원은 "한국전쟁이후 남북한 정상이 만나 한반도 평화체제 구축과 통일을 위한 남북한의 의지를 담은 6.15 남북정상회담 선언은 대한민국 역사에서 대단히 중요한 역사임에도 불구하고 구체적 언급이 단 한마디로 없다는 것은 말이 안된다"고 지적했다.
또 "김대중 대통령의 노벨평화상은 한반도 평화가 세계평화에 매우 중요하게 기여하는 것이라는 세계사적 평가에 따른 것임에도 김대중 대통령의 노벨평화상 수상에 대해서도 한 마디 언급이 없다"고 말했다.
이밖에 5.16군사정변을 정당화한 점, 인혁당 사건의 의미를 축소한 점 등이 문제점으로 지적됐다. 김 의원은 "대한민국역사박물관 개관을 무기한 연기하고 치열하게 역사에 대한 논쟁을 펼쳐야 한다"고 요청했다.
한편 이날 국감장에서는 대한민국역사박물관 건립추진 일정을 앞당긴 것에 대해 책임공방을 하던 도중 잠시 언성이 높아지기도 했다.
최광식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은 질의응답 답변도중 "날짜가 바뀐 것은 취임 전의 일이며 날짜와 전시내용을 정하는 것은 건립추진위원회가 하는 것이지 장관이 하는 일은 아니다"라며 대립각을 세웠다.
이와 관련해 김 의원은 "전 장관이 한 해 앞당긴 이후 한 달 더 당겨진 것은 최 장관 재임시기인 지난 5월14일"이라며 "전직장관이 했다고 하더라도 장관의 책임이 없어지는 것이 아니다"라고 일갈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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