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최기철기자] 변리사는 특허 등 침해로 인한 민사본안소송에 대한 대리권이 없다는 대법원의 확정판결이 나왔다.
대법원이 이번 판결로 헌법재판소에 이어 변리사의 특허 등 침해로 인한 민사본안소송에 대한 대리권을 확정적으로 부정함으로써 변리사의 소송대리권을 둘러싼 오랜 논쟁에 종지부를 찍었다.
대법원 1부(주심 양창수 대법관)는 '백남준 미술관'을 상표등록한 한모씨가 경기문화재단을 상대로 낸 상표권 침해금지소송에 대한 상고심을 각하하고 "변리사는 특허 등 침해로 인한 민사본안소송에 대한 대리권이 없다"고 판결한 원심을 확정했다고 30일 밝혔다.
재판부는 판결문에서 "'변리사는 특허, 실용신안, 디자인 또는 상표에 관한 사항의 소송대리인이 될 수 있다'고 정하는 변리사법 8조에 의해 변리사에게 허용되는 소송대리의 범위는 특허심판원의 심결에 대한 심결취소소송으로 한정된다"며 "현행법상 특허 등의 침해를 청구원인으로 하는 침해금지청구 또는 손해배상청구 등과 같은 민사사건에서 변리사의 소송대리는 허용되지 않는다"고 판시했다.
전 대한변리사회 부회장인 고영회 변리사 등 변리사 16명은 한씨가 경기 용인시에 백남준 아트센터를 건립한 경기문화재단을 상대로 '백남준'이라는 상표를 사용하지 말라며 낸 소송의 항소심을 진행하면서 변리사에게도 특허 침해로 인한 민사본안소송 대리권을 인정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고 변리사 등은 이 과정에서 '변호사가 아니면 소송대리인이 될 수 없다'고 변호사대리원칙을 규정한 민사소송법 87조는 위헌이라며 위헌법률심판을 제청했으나 재판부는 "변리사에게 특허 등 침해로 인한 민사본안소송의 소송대리권을 허용할 지 여부는 입법자의 결단에 달린 문제"라며 기각했다.
이에 고 변리사 등은 민사소송법 87조가 평등권 등을 침해해 위헌이라며 헌법소원심판을 제청하는 한편 항소심 판단이 잘못됐다며 상고했다. 그러나 헌법재판소는 지난 8월 재판관 전원의 일치된 의견으로 변리사들의 청구를 기각했다.
한편 한씨가 경기문화재단을 상대로 낸 상표권 침해금지 청구소송도 한씨의 등록 상표가 저명한 예술가인 백남준 성명의 명성에 편승하고자 한 것으로 무효라는 항소심 판결을 받은 뒤 그대로 패소가 확정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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