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박수연기자] "미국 실리콘 밸리에서는 M&A가 하루가 멀다하고 이뤄지지만 한국은 아주 미미한 수준에 불과하다. 이는 곧 창업 동력의 저하로 이어질 수 밖에 없다."
7일 중소기업청 주관으로 삼성동에서 열린 '제1회 중소·벤처기업 컨퍼런스'에서는 중소·벤처기업 M&A(인수합병) 시장의 현황 및 문제점과 활성화 방향을 논하는 자리가 마련됐다.
이날 연사로 나선 서승원 중기청 창업벤처국 국장은 "창업을 많이 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기존의 창업들이 안전적으로 '퇴출'하는 것 역시 중요하다"며 "그런 측면에서 M&A가 중요한 축을 담당하고 있다"고 말했다. 서 국장은 "하지만 우리나라의 M&A 지원은 턱없이 부족하고 정책적 측면도 많이 뒤떨어진다"고 지적했다.
◇중간회수 시장의 '부재'..한국시장 특히 '취약'
이두연 중기청 벤처투자과 사무관은 '중간회수 시장의 부재'를 국내 중소·벤처기업 M&A 시장의 가장 취약한 문제점으로 꼽았다. '중간회수 시장'의 부재로 인한 투자금 회수의 어려움이 벤처투자 활성화의 가장 큰 저해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한국벤처캐피탈협회에 따르면 미국의 M&A 비중은 70.8%인데 반해, 한국의 M&A 비중은 7.4%에 불과했다. 불과 10분의 1 수준이다. 미국은 매우 활발한 중간회수 시장을 보유하고 있지만 한국은 시장이 형성조차 되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비상장 주식의 매매거래를 다루는 프리보드(Free Board)의 지정기업수 역시 매년 하락하고 있어 중간회수시장 역할을 제대로 하지 못하고 있다는 평가다.
중기청 관계자는 이는 곧 창업 후 기업 활성화의 부진으로 나타난다고 설명했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창업 후 코스닥 상장 소요기간은 작년 기준 14.3년으로 매년 점점 길어지고 있어 기업의 IPO(기업공개) 여건도 악화되고 있는 상황이다.
M&A 시장의 비활성화에 대해 이 사무관은 '불공정 행위의 만연'을 하나의 이유로 꼽았다. 정당한 M&A 비용을 지불하지 않고, 불합리한 거래 행위가 성행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는 상대적으로 자금력과 인센티브, 정보가 부족한 중소·벤처기업에게 불리하다는 설명이다. 이 밖에도 기술탈취에 대한 관대한 기업문화, M&A 자체에 대한 일반인들의 부정적 인식 등이 악조건으로 지적됐다.
◇'기술혁신형' 중소·벤처기업..세제지원 강화 검토
이날 자리에 모인 전문가들은 중소·벤처기업의 기술이 사장되지 않고 잠재성을 극대화시키기 위해서는 '과세특례'를 인정할 필요가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특히 고위험·고수익을 갖고 있는 혁신형 중소·벤처 기업들의 성장을 적극 지원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중기청 관계자는 "M&A 시장 활성화를 통해 선순환구조를 이루기 위해서는 ▲성장 및 생존 전략으로서의 M&A ▲투자 회수 수단으로서의 M&A ▲부실기업정리수단으로서의 M&A라는 의미를 확립해야 한다"며 "이를 위해서는 각종 세제혜택 지원과 친(親) M&A 환경의 인프라를 구축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와 관련 중소기업은 올해부터 'M&A info-Market'을 구축해 운영하고 있다. 이 프로그램은 기존의 M&A 지원센터 중심에서 벗어나 중소·벤처 M&A 전문 중개기관을 중심으로 매물 DB를 구축하고 중개기관 자율거래를 지원하고 있다. 또 올해 3000억원 규모의 M&A 매칭펀드를 조성했고 M&A 매칭펀드 신청건을 심사해 소요자금을 1:1 매칭 방식으로 투자하고 있다. 내년에는 4억여원을 투입해 적극적으로 M&A지원사업에 투자지원을 검토 중이다.
한편 이날 행사에는 M&A info-Market의 성공사례와 M&A 지원 및 투자기관의 발표도 이어졌다.
◇7일 삼성동 그랜드 콘티넨탈 호텔에서 열린 '제 1회 중소·벤처기업 M&A 컨퍼런스'에서 서승원 중기청 창업벤처국 국장이 인사말을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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