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뉴스토마토 최용식기자] 올해 게임업계 빅뉴스 중 하나는 단연 넥슨이 김택진 엔씨소프트 대표의 지분을 인수하고 최대주주 자리에 올라선 일이다. 최근
엔씨소프트(036570)의 성장세가 둔화됐긴 했지만 여전히 국내 최대 게임 상장사이자 개발사로서 여전히 그 위상이 대단하기 때문에 넥슨에 넘어간다는 것은 그 누구도 상상하기 힘들었다.
세간에선 김 대표의 사생활을 그 이유로 지목했다. 윤송이 부사장과의 불화설, 모 연예인과의 열애설, 심지어 은퇴설까지 다양한 해석이 나왔고 특히 김 대표의 외부활동이 줄어들면서 이러한 의혹들은 더욱 힘을 얻었다. 아울러 게임업계가 ‘넥슨천하’로 굳어진 가운데 엔씨소프트는 다른 피인수사들처럼 그저 캐시카우를 만들어내는 자회사로 전락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존재했다.
이에 김 대표가 직접 해명에 나섰다. 그는 7일 국내 최대 게임전시회 ‘지스타 2012’에서 기자들과 만나 “은퇴는 없다”며 앞으로 펼쳐나갈 엔씨소프트 청사진에 대해 설명했다.
우선 넥슨으로의 지분 매각은 철저히 미래사업을 위한 것이라 못박았다. 그는 “최근 외산게임이 두드러지게 강세를 보이는 가운데 온라인게임 선구자로서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는 데 김정주 회장과 뜻을 모았다”고 말했다. 다만 협력이 어떻게 진행될 것인지 좀 더 시간이 필요하며 나중에 고도의 전략이었음이 밝혀질 것이라 덧붙였다.
아울러 최근 가장 힘을 얻고 있는 은퇴설에 대해서도 입을 열었다. 일부에서는 완벽주의로 대표되는 김 대표의 성향 탓에 스트레스를 많이 받아 업계를 떠나 자기 시간을 보내는 것 아니냐는 예측이 많았다.
하지만 그는 “은퇴할 생각은 전혀 없다”며 “산전수전 다 겪으며 한국의 게임현장에 오래 있던 사람으로서 진정성을 갖고 계속 도전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렇다면 앞으로 엔씨소프트의 사업방향은 무엇일까. 그가 주목하는 것은 ‘모바일’이다. 예전에는 망환경과 단말기 성능이 따라주지 못해 엔씨소프트의 개발력을 구현할 기회가 없었지만 고성능 스마트폰이 봇물을 이루면서 이제 충분히 해볼 만하다는 생각이다.
아울러 애니팡 등 국내 모바일시장이 급성장하는 점도 모바일사업 추진에 대한 배경이다. 하지만 엔씨소프트는 고강도 구조조정과 함께 모바일 조직을 대거 정리한 바 있다.
그는 “지금까지 그저 모바일에 대한 아이디어를 내놓는 수준을 벗어나 아예 주력사업 자체를 모바일로 전환한다는 의미”라며 “우리가 보유한 지적재산권 및 개발력을 활용한 작품을 만들겠다”고 밝혔다. 내년 지스타에서는 가시적 결과물을 볼 수 있을 것이라는 설명이다.
마지막으로 김 대표는 최근 오픈한 블레이드앤소울과 길드워2에 대해서도 애정을 나타냈다. 블레이드앤소울의 경우 엔씨소프트의 개발력이 함축된 작품으로서 30대에 집중된 기존 고객층이 아닌 10~20대로부터 뜨거운 호응을 이끌어냈으며 길드워2 역시 북미와 유럽에서 수많은 열혈팬을 확보했다는 것이다. 실제 이날 발표된 엔씨소프트의 호실적에는 이들의 인기가 크게 작용했다.
그는 “내년 블레이드앤소울과 길드워2를 세계시장에 내놓는 데 최선을 다할 것이며 부족한 점은 지속적인 업데이트를 통해 보완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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