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조아름기자] 은행권이 문화·예술 마케팅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이를 통해 기업 이미지를 쇄신하고 젊은 고객들을 끌어들일 수 있기 때문이다.
23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은행들이 영화나 드라마 등 문화 콘텐츠와 연계된 상품을 내놓는 것은 물론 문화·예술 이벤트를 진행하거나 직접적인 지원에 나서는 사례가 증가하고 있다.
◇금융, '문화'를 입다
신한은행은 2009년 금융권 최초로 순수 국내파 클래식 유망주 발굴과 육성을 위해 ‘신한음악상’을 제정했다.
매년 바이올린, 피아노, 첼로, 성악 등 4개 부문 수상자를 선정하고 1인당 매년 400만원씩 4년간 총 1600만원의 장학금을 지원한다. 이와 함께 해외 유명 음악학교 마스터클래스와 신한아트홀 무료 대관(총 2회)의 혜택도 제공한다.
이 밖에도 신한은행은 매년 대관령국제음악제를 후원하고 신한갤러리 운영을 통해 신진 미술작가들을 지속적으로 지원하고 있다.
하나금융지주는 2006년부터 서울시민을 대상으로 무료 공연을 진행하는 ‘하나 여의도 클래식’ 행사를 연 6회 진행하고 있으며, 하나은행도 소정의 수업료로 클래식 강의를 받을 수 있는 ‘하나 클래식 아카데미’를 1년에 2번 개최한다. 한번에 100~150명의 수강생이 몰린 정도로 인기다.
또 하나금융은 공연예술 향유 기회 확대를 목적으로 매년 전국 각지에서 하나 푸른음악회를 진행하고 서울시립교향악단과의 후원약정을 체결, 매년 공연을 후원하고 있다.
우리은행도 지난 16일 한국예술문화단체총연합회와 예술·문화사업 활성화를 위한 주거래은행 협약 맺고 금융과 예술·문화가 조화를 이루는 새로운 사회공헌 시스템 구축에 나서기로 했다.
우리은행은 각종 공연과 예술문화 프로그램에 은행 고객과 은행임직원들이 함께 참여하는 방안을 모색하고 예술·문화인들을 위한 대출, 카드 등 예술인 전용상품을 개발할 계획이다.
각종 문화예술 행사와 지원이 늘면서 이와 관련된 마케팅 비용도 매년 늘어나는 추세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문화예술 지원을 강화하는 것은 고객 저변을 확대하고 은행에 대한 인식을 높이는 데 효과적이기 때문”이라며 “정기적으로 개최하는 것 외에도 상황에 따라 행사나 지원을 추가적으로 진행하기 때문에 비용은 매년 증가하고 있다”고 말했다.
◇문화연계 상품 출시 '붐'..젊은층 공략에 효과적
비용 증가에도 은행들이 문화·예술에 눈을 돌리고 있는 것은 사회공헌과 이미지 제고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을 수 있기 때문이다. 거기다 문화 콘텐츠와 연관된 금융상품들은 젊은층을 중심으로 인기를 끌면서 수익성 강화에도 일조하고 있다.
'문화콘텐츠와 연계된 보너스금리 제공 방법 및 시스템'을 개발해 지난 4월 특허등록을 완료할 정도로 문화마케팅에 적극적인 하나은행의 경우 드라마와 영화 연계 금융상품으로 재미를 톡톡히 보고 있다.
하나은행이 지난 7월과 9월 각각 출시한 하나e-플러스 공동구매 적금 '도둑들'과 '광해, 왕이 된 남자'는 모두 1000좌 이상 판매됐다. 지난 12일부터 판매를 시작한 하나드라마 정기예금 '마의' 역시 지난 21일 기준 가입실적이 938좌로 이번달 안에 1000좌를 돌파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우리은행은 최근 영화 '간첩' 관객수에 따라 최고 0.2%p 우대금리를 지급하는 '시네마정기예금'을 한시적으로 판매했다. 지난 9월 5일부터 한달 간 판매된 이 상품은 판매액 1021억원을 달성했다.
국민은행도 올 7~9월 'KB영화사랑적금'을 판매해 289억원의 자금을 예치했다.
하나은행 관계자는 “새로운 고객층을 발굴하려는 문화 마케팅의 일환”이라며 “특히 젊은 세대의 호응이 좋아 다양한 문화연계 상품을 선보일 예정”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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