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명정선기자] 국제금융시장에서 아르헨티나 국채에 대한 매도가 가속화되고 있다.
미국 법원이 아르헨티나의 채무 구조조정을 받아들이지 않고 소송을 제기한 헤지펀드의 주장을 인정해 아르헨티나에 채무 전액을 상환하라고 판결했기 때문이다.
아르헨티나 정부는 '한 푼도 줄수 없다"며 즉각 반발하고 있어 채무불이행(디폴트)에 대한 경계감이 커지고 있다.
22일(현지시간) 주요 외신에 따르면 아르헨티나 국채의 신용부도위험을 나타내는 CDS프리미엄은 2400bp를 넘어섰다. 이는 2009년 5월 이후 최고치며 지난 10월 중순에 기록했던 1000bp에 비해 두 배 이상 높은 수준이다.
아르헨티나 국채와 JP모건 글로벌 소버린 채권지수 11EML에 대한 스프레드도 55bp로 격차가 크게 벌어졌으며 수익률은 미국 국채를 12%포인트 이상 웃돌고있다.
뉴욕연방 지방법원은 21일(현지시간) 아르헨티나 정부에 2005년과 2010년에 실시한 두 번의 채무 구조조정에 불참했던 엘리엇 매니지먼트와 오렐리우스 캐피털 매니지먼트에 대해 채무 전액13억3000만달러을 즉시 상환하라는 판결을 내렸다.
2001년 12월 디폴트를 선언한 아르헨티나는 채무 구조조정에 참여한 채권단에 2005년과 2010년 두 차례에 걸쳐 새 채권을 교환해줬으나 구조조정을 거부한 엘리엇 등 일부 헤지펀드는 구 채권을 갖고 전액 지급을 요구해왔다
이날 페르난데스 아르헨티나 대통령은 "한 푼도 줄 수 없다"며 "이번 판결이 2001년 위기 당시 헐값에 채권들 사들인 채권자들을 부추길 있다고 비난했다.
일각에서는 이번 판결로 부채 위기에 처한 국가들의 채무 구조조정 작업이 더욱 어려워질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미국 로펌 ‘아놀드앤포터’ 소속 변호사 휘트니 디베보아 변호사는 "이번 판결로 재정위기에 처한 국가들에 대한 소송이 늘어날 수 있다"며 "해당 국가의 구조조정 노력이 더욱 힘들어질 수 있다"고 우려했다.
채권자들은 신중한 입장을 유지하고 있다. 샘 핀클 스테인 골드만삭스 자산운용 신흥국채권부문 대표는 "올해 초 아르헨티나 국채에 대한 투자비중을 늘렸다"며 "이번 이슈로 매우 신중한 입장을 유지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이번 판결에 대한 아르헨티나의 결정은 재무적 요인이 아니라 정치적 요인에 따라 달라질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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