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원수경기자] 고공행진 중인 대부업체들의 대출 연체율이 낮아질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대부업체의 엄격한 연체관리에도 대선을 앞두고 차기 정부에서 가계부채 문제를 해결해 줄 것이라는 기대심리가 반영됐기 때문으로 보인다.
30일 대부업계에 따르면 대부업체의 대출 연체율은 지난 6월 이후 현재까지 14~15%대를 유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대부업계 관계자는 "최근 대부업계는 만기연장도 잘 하지 않고, 가급적이면 자금을 회수하는 등 채권추심을 타이트하게 하고 있다"며 "그럼에도 연체율이 고점에서 유지되고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지난해 연체율이 9%대였던 것과 비교하면 현재는 상당히 높은 수준이다.
대부업 연체율의 고공행진에는 대선 후보들의 가계부채 공약에 대한 기대감이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박근혜 새누리당 후보는 최대 18조원 규모의 '국민행복기금'을 조성해 대부업 대출 등 연 20% 이상의 고금리 대출을 10%대의 장기 은행대출로 전환한다는 내용의 공약을 발표했다.
문재인 민주통합당 후보도 대부업 이자율 상한선을 현행 연 39%에서 25%로 낮추고 공정대출법, 공정채권추심법을 도입하는 내용의 '피에타 3법'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차기 정권에서 이자를 탕감받을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며 빚을 제때 갚지 않고 시간을 끄는 고객들이 많아져 연체율이 높아지고 있는 실정이다.
법정 최고 이자율에 근접한 대출이자도 연체를 부추기는 원인으로 지적되고 있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대부업 신용대출 평균 금리는 연 37.3%로 법정최고금리인 39%와 단 1.7%포인트 밖에 차이가 나지 않는다. 대출을 연체하더라도 1~2% 정도의 이자만 더 부담하면 되는 것이다.
금융권 관계자도 "대부업 이용자들은 연체를 하든 안하든 이자가 거기서 거기"라며 "차기 정권에서 이자를 깎아주겠다는데 미리 갚으려는 사람이 어디 있겠냐"고 반문했다.
대부업 연체율이 갈수록 높아지고 있지만 금융당국은 대책 마련에 소극적인 모습이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대부업의 건전성 관리나 감독권을 당국에서 담당하고 있지 않다"며 "업계 쪽에서 연체율이 높아지고 있다고 듣긴 했지만 현재 특별한 조치를 취하고 있지는 않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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