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기성기자] 대선 직전일인 18일 박근혜 새누리당 후보는 서울에서, 문재인 민주통합당 후보는 부산에서 공식선거운동의 대미를 장식키로 했다. 22일간 숨 돌릴 틈 없이 달려온 종착지로 두 후보는 각각 서울과 부산을 택했다.
맞수인 두 사람은 마지막 날까지 엇갈린 행보를 이어간다. 박 후보가 창원을 시작으로 부산, 대전, 서울로 이어지는 경부선 상행선을 탄다면, 문 후보는 서울을 출발해 천안, 대전, 대구를 찍고 부산에 도착하는 경부선 하행선을 탄다. 절묘한 대조다.
최종 종착지는 각 진영이 최대 전략지역으로 삼고 있다는 고백과도 같다.
박 후보는 이날 저녁 광화문에서 대규모 집중유세를 연 뒤 선거운동시한인 자정까지 동대문시장 등 서민층이 몰려 있는 도심 상권을 방문할 예정이다. 박 후보 측 관계자는 "서울에서 최소한 5대 5 무승부를 이루는 게 목표"라고 말했다. 내부에선 박빙 열세 지역으로 분류하고 있다는 얘기도 흘러나왔다. 또 다른 선대위 관계자는 "경기 인천에서 박빙 우세를 우위로 전환하고 서울은 무승부로 가자는 전략"이라고 말했다.
최대 표밭인 서울에서 밀릴 경우 승리를 담보할 수 없다는 전언도 뒤따랐다. 박 후보가 14일과 15일 신촌과 강남 코엑스몰 유세를 통해 취약층인 20·30대를 집중 공략한 것도 이 같은 전략의 일환으로 보인다. 관건은 역시 40대다. 상황실의 한 관계자는 "결국 40대가 좌우하지 않겠느냐"며 "4·11 총선 결과를 볼 때 낙관만 할 수 없다"고 말했다.
새누리당은 지난 19대 총선에서 당초 예상을 깨고 152석을 얻으며 압승했지만 서울만은 민주당에 30석, 통합진보당에 2석 등 전체 48석 중 32석을 내주며 패하는 수모를 겪어야만 했다. 안철수 바람의 진앙으로, 지난해 서울시장 보궐선거를 계기로 야성이 강해졌다는 게 일반적 평가다. 이는 성장과 뉴타운 등 이해에 표심을 빼앗겼던 40대가 다시 야권으로 눈을 돌린 것과 일치한다.
문 후보는 반대로 부산에서 유세의 마침표를 찍는다. 부산역 광장 거점유세를 시작으로 동서로 횡단, 지역구가 있는 사상구를 찾을 계획이다. 문 후보 측은 부산의 지지율이 이미 40%를 넘어 45%를 향해 달려가고 있다고 자신한다. 박 후보의 안방에서부터 변화의 바람을 끌어올린다는 전략이다.
90년 3당 합당으로 보수 진영의 텃밭으로 전락한 부산·경남은 2010년 지방선거를 계기로 민주화 1번지 명성을 되찾았다는 평가다. 당시 김정길 민주당 후보는 44%의 득표율을 기록하며 여당의 간담을 서늘케 했으며, 이웃인 경남에서는 야권단일후보인 김두관 무소속 후보가 당선되는 이변이 일기도 했다. 이어진 4·11 총선에서 부산·울산·경남은 야권에 42%의 표를 몰아주기도 했다.
문 후보 측 관계자는 "결국 PK(부산·경남)가 최대 승부처"라며 "부산의 바람이 중원(수도권을 지칭)을 뒤흔들 것"이라고 자신했다. 또 다른 선대위 관계자는 "박 후보의 아성이 만만치 않다. 중장년층의 절대적 지지가 두텁다"며 "20·30대를 투표장으로 이끌어야 하는 절대적 과제를 안고 있다. 낙관하지 않고 최선을 다하는 길밖에 없다"고 말했다. 타 지역에서 시시각각 표심이 올라오고는 있지만 여전히 열세라는 게 선대위의 솔직한 평가다.
한편 또 다른 변수는 안철수 전 무소속 후보의 행선지다. 문 후보 측은 이미 안 전 후보 측에 부산에서 네 번째 아름다운 동행이 이어지길 바란다는 속내를 전한 것으로 알려졌다. 안 전 후보 측 참모진도 이날 안 전 후보에게 부산행을 권유했다고 밝혔다. 다만 아직 일정은 미정이다. 두 사람은 지난 7일 부산 서면에서 조우하며 문안 인사의 첫 번째 서막을 연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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