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박승원기자] 극심한 불황으로 애물단지 취급을 받던 국내 태양광 관련주들이 올해에는 회복세를 나타낼지 주목된다.
새해 연초부터 태양광산업의 핵심소재인 폴리실리콘 가격이 11개월만에 반등에 성공하면서 태양광업황이 바닥을 찍은 것 아니냐는 기대감이 커지고 있는 것.
하지만, 태양광 기업들이 적자에 허덕이는 상황에서 이번 폴리실리콘 가격 상승을 이유로 태양광 관련주들의 반등을 기대하기는 이르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태양광株 3일째 강세..폴리실리콘 가격 11개월만에 '상승'
새해 연초부터 태양광 관련주들의 강세가 두드러지고 있다.
4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태양광 대장주인
OCI(010060)는 전거래일대비 1.12%(2000원) 오른 18만10000원에 장을 마치며, 4거래일 연속 상승세를 이어갔다.
그동안 애물단지 취급을 받던 태양광 관련주들이 상승세를 보이는 것은 11개월만에 반등한 폴리실리콘 가격의 영향 때문으로 풀이된다.
실제로 4일 폴리실리콘 가격 정보 사이트인 피브이인사이트(PVinsights)에 따르면 지난 2일 기준 폴리실리콘 가격(Kg당)은 지난주에 비해 0.2%(0.03달러) 오른 15.38달러를 기록하며 11개월만에 처음으로 오름세를 나타냈다.
폴리실리콘 가격이 반등하면서 웨이퍼·셀 등 다른 밸류체인 제품들의 가격도 상승세를 보였다. 같은날 기준 156㎜·125㎜ 단결정 웨이퍼는 각각 3.15%(0.035달러), 3.03%(0.019달러) 오른 1.145달러, 0.646달러를 기록했다. 156㎜·125㎜ 단결정 셀 역시 각각 1.9%(0.034달러), 1.87%(0.02달러) 상승한 1.822달러, 1.091달러로 집계됐다.
폴리실리콘 가격은 지난해 초만 해도 kg당 30달러 수준이었다. 하지만, 9월에 20달러 밑으로 추락했고, 11월에는 15달러 수준까지 내려앉았다. 12월 들어서는 한달간 0.6달러만 내리는 등 하락세가 다소 진정되는 모습을 나타냈다.
◇전문가 "업황 반등으로 보기 힘들어..웅진에너지·웅진폴리실리콘 수혜 벗어나"
이번 폴리실리콘 가격 상승을 이유로 태양광업황의 반등을 기대하기는 이르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태양광 관련 기업들이 업체들이 공급량을 줄이고 있지만, 여전히 공급이 과잉 상태이기 때문이다. 아울러 현재의 폴리실리콘 가격 수준에서도 해당 기업들은 적자를 볼 수 밖에 없는 상황이다.
이응주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일부 태양광 관련 제품의 가격이 올랐지만, 추세적으로 업황이 돌아섰다고 말하기 어렵다"며 "폴리실리콘이 11개월만에 반등한 것은 의미가 있지만, 전반적인 공급 과잉은 여전하고, 지금 가격대에서는 일등 기업들도 여전히 적자를 심하게 볼 수 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박기용 한국투자증권 연구원도 "현재 폴리실리콘 가격이 너무 내려 기업들이 다 적자를 보고 있는 상황"이라며 "현재 가격 수준에서 기업들의 실적 개선에 긍정적으로 작용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진단했다.
하지만, 폴리실리콘 가격이 1분기까지는 상승할 것으로 전망돼 OCI 등 태양광 기업들의 경우 수혜를 볼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손지우 SK증권 연구원은 "폴리실리콘 가격이 단기적으로 상승할 수 있을 것"이라며 "태양광 일등 기업인 OCI는 당장 수혜를 볼 수 있고, 오성엘에스티, 넥솔론 등도 차츰 수혜를 입을 가능성이 있다"고 평가했다.
반면, 웅진에너지나 웅진폴리실리콘 등 웅진그룹 계열의 태양광 기업들은 폴리실리콘 가격 상승의 혜택에서 벗어날 전망이다. 재무 상태가 안좋은 기업 상황 이상으로 웅진그룹의 리스크가 더 크다는 판단에서다.
박 연구원은 "웅진폴리실리콘의 경우는 공급을 포기한 상태고, 웅진에너지도 적자 상태에서 버티고 있지만, 그룹 리스크가 크다"며 "이들 기업의 매각이 잘돼야 하지만, 현재로서는 답이 없어 보이는게 사실"이라고 진단했다.
이 연구원도 "웅진폴리실리콘은 매각을 통해 회사가 정상적인 상황으로 자리매김하려면 폴리실리콘 가격이 25~30달러 수준은 돼야 한다"며 "지금처럼 미미한 반등으로는 쉽지 않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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