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박수현기자] 각종 의혹이 불거진 김용준 제18대 대통령직 인수위원장이 29일 국무총리 후보직을 사퇴한 가운데 근본 원인은 박근혜 당선자의 '밀봉 인사' 탓이라는 지적이다.
박 당선자의 '나홀로 인선'은 인수위 출범 당시 윤창중 대변인 임명 때부터 문제가 됐다. 이후 아직 원인도 알 수 없는 최대석 인수위원의 돌연 사퇴와 이동흡 헌법재판소장 후보자 논란, 김용준 총리 후보 사퇴까지 이어지면서 박 당선자가 발표한 인선이 모두 총체적 난국에 빠진 처지다.
제대로 알아보지도 않고 박 당선자의 의중만 전적으로 반영된 인선에 잇따라 문제가 벌어지고 있는 셈이다.
함량미달의 인물을 중용한 꼴이 된 박 당선자는 치명적인 내상을 입게 됐다. 차기 정부 출범이 한 달도 남지 않은 상황에서 김 후보자가 낙마해 향후 내각 인선 시간표도 꼬여버렸다.
박 당선자가 지금처럼 검증보다 보안을 중시하는 방침을 고수할 경우에는 이와 같은 상황이 언제든지 재발할 수 있다.
이로 인해 국무위원 인선에서 시스템 차원의 접근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설득력을 얻고 있다. 박 당선자의 지지율이 60% 내외에 그치고 있는 이유도 검증되지 않은 인사에 따른 불안감이라는 지적이 많다.
이상돈 전 새누리당 비상대책위원도 30일 라디오 인터뷰에서 "의사결정 구조 같은 게 좀 문제가 있다는 얘기가 많이 나오지 않았냐"며 "비선조직에 의존해서 결정하면 그 대통령은 100% 실패한다"고 경고했다.
야권도 박 당선자의 자세 변화를 촉구하고 있다. 문희상 민주통합당 비상대책위원장은 "깜깜인사, 밀봉인사는 안 된다"면서 "다음 총리 후보자는 국민의 눈높이에서 국무총리의 업무를 수행하기에 적합한 자질과 능력을 갖춘 인사여야 할 것"이라고 주문했다.
이정미 진보정의당 대변인은 "인사는 새정부 출발의 만사를 보여주는 잣대"라면서 "철저한 검증으로 국민들에게 흠결 없고 좋은 내각을 선보이는 것이 우선"이라고 강조했다.
하지만 박 당선자 측 관계자들은 박 당선자의 스타일이 쉽게 바뀌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시험대에 오른 박 당선자의 '스타일'이 변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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