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혜실 기자] 앵커 :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국채를 포함한 채권에 자금이 몰리고 있었죠. 하지만 경기가 다소 개선되면서 다시 위험자산 쪽으로 돈이 움직이는 것 아닐까 하는 기대감도 시장에서는 나오는데요. 최근의 자금 움직임과 향후 전망까지 오늘 마켓인터뷰 시간에 살펴보겠습니다.
김기자, 우선 최근 글로벌 자금 동향부터 살펴주시죠.
기자 : 지난 4년 동안 각 국가들은 돈을 계속 풀었죠. 그 돈들이 처음에는 우량 채권으로 많이 갔습니다. 글로벌 투자 자금은 금융위기 이후 지난해까지 안전자산으로 여겨지는 미국, 독일 등 국채에 꾸준히 유입돼왔는데요. 이로 인해 선진국의 장기금리는 유례없는 수준까지 떨어지기도 했습니다. 일부에서 채권 버블론이 불거질 정도였죠.
그러나 올 들어 이같은 상황이 변하는 듯한 움직임도 포착됐습니다. 미국만 보더라도 주식시장으로 자금이 몰리며 주가 상승세를 나타내고 있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미국은 연방정부의 부채한도 상한선 증액 문제가 여전하고요. 유럽은 부채위기가 완전히 수습된 상태가 아니죠. 따라서 투자자금이 주식시장으로 잠시 돌아오고 있지만 완전히 자금이 이동한다고 보기에는 분명한 상황은 아닙니다. 금융시장에서 예상치 못한 사태가 발생할 경우 다시 빠져나갈 가능성이 있다는 겁니다.
우리선물 곽태원 연구원께서는 최근 미국에서 투자자산 중 채권 비중 추이는 어떤 모습을 띄고 있다고 평가하시는지 들어보겠습니다.
앵커 : 최근 뮤추얼펀드에서 채권으로 유입되는 자금이 증가하고 있지만요. 증시가 상승세임에도 불구하고 채권금리가 상승하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기 때문에 자금의 흐름이 완전히 한 방향으로 흘러간다고 보기는 어렵다고 하셨습니다.
금융위기 이후 채권 가격이 긴 랠리를 펼쳤다고 하셨는데 과거 움직임은 어땠었는지 구체적으로 살펴주시죠.
기자 : 금융위기가 본격화 되며 긴 랠리를 펼쳤었죠. 글로벌 투자자들은 2008년 금융위기 후 채권 펀드에만 1조 달러 이상을 쏟아 부었습니다.
미 국채 10년물 금리는요. 1990년대초 9%대에서 7%대로 하락했구요. 1998년 아시아 금융위기 당시 4% 초반까지 떨어졌습니다. 1999년 잠시 반등했지만요. 2002년 3%대에 진입했고요. 2008년 금융위기 당시 2%대로 급락했습니다. 이후 유럽위기가 심화되면서 1%대로 내려앉은 겁니다. 지난해 7월에는 역대 저점인 1.38%까지 떨어졌었는데요.
이 때문에 더 이상 떨어질 곳이 없다, 금리가 오를 일만 남았다라는 평가가 나오는 겁니다. 미 국채 10년 만기 금리가 향후 몇년 안에 역사적 평균인 4.5%에 근접하게 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는 이유기도 합니다. 이 때문에 채권 버블론이 나오는 건데요.
하지만 연준이 실업률이 6.5% 이상이고 인플레이션이 2.5% 이하일 경우 현재의 제로금리를 유지한다는 방침을 내세웠죠. 따라서 지금 당장 기준금리 인상은 어려운 만큼 채권 금리 상승에 무게를 싣기도 어려운 상황입니다.
앵커 : 연준의 금리 인상이 어려운 상황이라고 하셨지만, 어쨌든 채권 금리가 바닥이라는 이유에서 채권 버블론 얘기도 나오는 거군요. 어떻습니까. 버블이라고 봐도 될까요.
기자 : 글로벌 경기가 점차 개선될 것으로 보는 입장에서는 채권에 버블이 형성되어 있다고 주장합니다. 핌코의 공동 CIO인 빌 그로스가 현재 미국채권이 너무 비싸다는 말을 했고요. 짐 로저스도 연말부터 미국채를 매도할 때라고 했습니다. 더 이상 채권 가격을 끌어올릴만한 이슈는 없다는 판단에서인데요.
하지만 일각에서는 반대 의견도 나옵니다. 아무리 금리가 인상되고 인플레이션이 심각해진다 하더라도 채권의 이자소득과 원금은 보장되는 만큼 저금리 저성장 시대에 적절한 투자처라는 겁니다.
채권시장에 거품이 끼었다, 아직 아니다 라는 의견이 엇갈리고 있는데 이에 대해서 우리선물 곽태원 연구원은 어떤 의견 가지고 있는지 들어보겠습니다.
앵커 : 여전히 글로벌 불확실성이 많다고 보셨구요. 따라서 채권 버블론에 대해서는 반대 입장 내놓으셨습니다.
경기 회복신호가 뚜렷해지면 미국이 자산매입을 중단할 가능성이 있겠지만요. 글로벌 경기가 V자 반등이 나오지 않는 이상 미국채 가격이 크게 하락할 가능성은 낮다고 보셨습니다.
안전자산으로 분류되는 채권시장으로 글로벌 자금이 꾸준히 이동했지만요. 위험자산인 주식시장도 동반 상승하지 않았습니까.
기자 : 채권이 버블이다. 채권을 매도한 자금이 다른 곳으로 이동할 것이다라는 의견이 많은데요. 사실 올 들어 글로벌 증시가 상승세를 타고 있죠. 하지만 주식시장으로 유입된 자금이 채권시장에서 흘러간 것이라고 보기에는 어렵다는 의견이 많습니다. 아직은 뚜렷한 움직임이 포착된 것은 아니라는 건데요.
어찌됐던 주식시장 상황을 살펴보면요. 올 들어 미국 다우지수는 6% 넘게 올랐고요. S&P 500지수도 5% 가까이 상승했습니다. 다우지수와 S&P 500지수 모두 사상최고치를 앞두고 있고요. 나스닥지수는 지난주 3193선에 거래를 마치면서 종가기준 지난 2000년 11월 이후 최고치를 경신하기도 했습니다.
안전자산인 채권시장이 강세를 보이는 동시에 위험자산인 주식시장도 동반 강세 나타내고 있는데요. 그 이유 무엇으로 보십니까. 곽태원 연구원 분석 들어보겠습니다.
앵커 : 주식시장이 올 들어 강세를 보인 것은 맞지만 최근 상승세가 둔화되고 있다고 보는 것이 분명한 판단이라고 하셨구요. 주식시장이 한동안의 상승세를 계속 이어갈 것인지, 아니면 안전자산의 싸이클이 다시 도래할 것인지가 결정되는 중요한 국면이라고 보셨습니다.
연구원님께서는 글로벌 증시 조정 예상하셨는데요. 시장에서 어떤 전망들 나오고 있습니까.
기자 : 불과 얼마전 까지만해도 글로벌 증시에 대해 긍정적인 전망들이 쏟아졌었는데요. 최근 며칠 상승세가 둔화되면서 보수적인 입장들도 나오고 있습니다. 단기 강세에 대한 부담감이 조정을 연출할 수 있다는 거고요. 또 미국의 지출삭감 및 부채 상한선 관련 협상 변수와 유럽 불확실성 등 여전히 글로벌 리스크가 남아있다는 이유에섭니다. 특별히 상승을 이끌만한 요인이 없다는 것 역시 부담입니다. 즉 장기적으로는 상승추세를 이어가겠지만 단기적으로는 박스권 움직임이 나타날 수도 있다는 건데요.
어제 골드만삭스는 "단기적으로 현 시점에서 강한 랠리가 이어질 가능성은 제한적일 가능성이 크다"며 "최근 경제 상황에서 주어지는 가치에 대한 우리의 평가보다 미국 증시가 좀 더 올라 있는 상황"이라고 진단하기도 했습니다.
앵커 : 국내시장을 살펴보죠. 국내 선물시장에서 외국인들의 국채 선물 수급 상황 어떻습니까.
기자 : 1월말 기준금리 기대감이 약해지면서 국내 선물시장에서 외국인들이 국채 선물을 대량 순매도 했습니다. 하지만 2월 들어서는 다시 순매수세로 돌아섰는데요. 이번주 금통위 금리 결정을 앞두고 금리 인하 기대감 때문일까요.
어제 북한 3차 핵실험 여파에도 불구하고 3년 만기 국고채 금리는 연 2.71%로 전 거래일보다 0.01%포인트 하락했고요. 외국인은 채권 순매수세를 이어가면서 채권시장 강세가 이어졌습니다.
국내 국채선물시장에서 외국인의 순매수세에 대해 어떻게 평가하고 계십니까. 원인과 향후 전망까지 우리선물에 곽태원 연구원께서 설명해주셨습니다. 들어보시죠.
기자 : 한국의 기준금리 인하 가능성, 그리고 실질적인 환율 효과, 글로벌 경기 불확실성 등 때문에 외국인들이 국채선물을 매수하고 있다고 보셨구요.
이번달 한은 금통위가 기준금리를 인하하지 않더라도 현재의 채권 강보합세는 지속될 것으로 보셨습니다.
앵커 : 네 오늘 마켓인터뷰 시간에 최근 몇 년간 채권시장 강세와 대두되는 버블론, 주식시장에 대한 자금 유입 기대감 등 자금흐름에 대해 김혜실 기자와 살펴봤습니다.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기성 편집국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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