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곽보연기자] 국내 인구 10명 중 2명 이상이 65세 고령인구인 초고령사회가 7년 앞으로 다가왔다.
14일 통계청에 따르면 국내 65세 이상 고령인구 비중은 지난 1980년 3.8%에 불과했지만 2000년 7.2%, 2012년 11.8%로 꾸준히 늘어나고 있다.
오는 2020년이면 고령인구 비율이 15.7%를 기록, 우리 사회는 '고령사회'에 진입할 것으로 전망됐다.
초고령사회를 눈 앞에 두고 대안 마련이 시급하지만, 우리 사회는 갈피를 못잡고 분열하고 있는 실정이다.
◇정년연장, 일자리 창출에 걸림돌 될수도
고령화사회를 맞아 '정년연장'이 화두로 떠오른지도 이미 수 년이 지났다. 박근혜 대통령 당선자와 대통령직인수위원회가 만 60세 정년 연장 공약을 조기 통과시킬 법안 중 하나로 꼽는 등 정년연장 이슈는 갈수록 이목이 쏠리고 있다.
현대경제연구원의 지난해 말 조사에 따르면 국민들이 원하는 정년은 62세인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현재 국내 대부분 기업들의 평균 정년은 만 55세인데다, 직장인들의 체감정년은 평균 48.8세로 조사됐다.
이런 가운데 정년연장에 반대하는 목소리도 높아지고 있어 주목된다. 기존 인력들의 정년을 늘리게 되면 새로운 일자리 창출이 힘들어진다는 이유에서다.
태원유 삼성경제연구소 인사조직 수석연구원은 "기존 직원들의 정년을 늘리면 새로운 일자리 창출이 힘들어진다"며 "60세 정년 의무화보다는 현재의 정년까지 근무에 중점을 둔 '기업자율적 정년제' 도입을 검토해봐야 한다"고 주장했다.
60세 정년의무화에 대한 논의가 진행되고는 있지만 실제로 중소기업과 대기업 화이트컬라 등의 기업 현장에서는 현재 정년인 55세조차 지켜지지 않는 곳이 태반이라는 설명이다.
태 연구원은 "연령에 따른 생산성 증가가 크게 기대되지 않는 일반 사무직의 경우에는 45세부터 '고용연장형 임금피크제'를 도입하는 것도 해결 방안이 될 수 있다"고 제시했다. 정년을 연장하되 임금을 깎는 이 방안은 개인의 선택과 동의만으로도 임금피크제를 실시할 수 있다.
한편 정년연장이 청년실업에 가져올 부정적 영향에 대해 학계에서는 여전히 논란이 지속되고 있다. 일각에서는 숙련된 고령 노동자가 할 일과 신입 청년 노동자가 할 일은 분야 자체가 다르기 때문에 일자리 중복현상이 나타날 가능성이 낮다고 주장한다.
변양균 한국경제연구원 거시정책실 실장은 "현장 산업 인력 중 기술적으로 가장 성숙한 연령대가 50대"라며 "숙련된 기술을 가지고도 정년 때문에 일을 그만 둬야한다면 기업과 근로자 모두에게 득 될 것이 없다"고 말했다.
근로자들이 적정연령까지 일하고 이후부터는 후학 양성에 나서면 인력 낭비도 막고 자연스럽게 정년도 늘릴 수 있다는 설명이다. 실제로 자동차와 조선업종의 대형 제조업체들은 40~50대 제조인력 활용을 실용적으로 하고 있다.
◇'일 중심'의 인사관리 시스템 필요
지난 2011년 한국의 남녀 임금격차는 39.8%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가입국 가운데 가장 큰 것으로 조사됐다. 남성이 100만원을 받을 때 여성은 61만원을 받는다는 것이다. 같은 시기 통계청 조사에 따르면 국내 비정규직 노동자의 평균 임금은 132만원으로 정규직의 48.6%에 불과했다.
천성현 포스코경영연구소 수석연구위원은 "유사한 직무를 하면서도 남성이 여성보다, 정규직이 비정규직보다 많은 급여를 받고 있는 사례가 빈번하게 나타나고 있다"며 "이는 연공 급여 시스템 때문"이라고 말했다.
학력과 연령에 비중을 둔 연공급여 시스템은 개별적인 업무 공헌도와 비례적 관계가 성립된다고 볼 수 없기 때문에 문제가 있다는 주장이 제기된 지 오래다. 일반적인 급여커브를 보면 7~8년까지는 경험이 많을수록 일을 잘하기 때문에 어느 정도 비례관계가 성립하지만 그 이상을 넘어가면 큰 차이가 없다는 것이다.
최근 연공 중심의 인사관리가 '일 중심'의 인사관리로 바뀌어가고 있다. 장년층도 일할 기회가 많아지면 직무가치에 합당한 급여를 받고, 청년층도 일의 가치가 높다면 그만큼의 대우를 받는 관리 제도가 필요해졌다.
정부가 비정규직 남용을 방지하기 위해 대기업을 중심으로 비정규직에 대한 직무급을 우선적으로 추진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된 배경이다.
삼성경제연구소는 "무분별한 비정규직의 사용을 방지하고 합리적인 선에서 비정규직 사용을 결정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며 "비정규직 직무급 제도가 그 대안이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태원유 삼성경제연구소 수석연구원은 "동일노동에 대해서는 동일임금의 원칙이 지켜져야 한다"며 "기업이 사전에 비정규직에 대한 적합한 직무를 개발하고 그에 대한 별도의 직무급 방식을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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