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조아름기자] 이번주 원·달러 환율은 그동안 상승을 이끌었던 재료들이 소진되면서 무거운 흐름을 이어갔다. 북한이 핵실험을 단행하면서 지정학적 리스크가 해소됐고, 외환당국의 추가 규제에 대한 경계심도 누그러진 데다 엔화가 반등하면서 매수세가 힘을 잃었다. 시장전문가들은 내주 환율이 하락세를 지속할 것으로 내다봤다.
15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거래일보다 5.5원 내린 1078.3원에 거래를 마감했다. 지난 화요일(1월 28일·종가기준 1093.5원)보다 12.5원이나 떨어졌다.
<주간 원·달러 환율 차트>
전문가들은 그간 원·달러 환율 상승을 이끌었던 엔화 약세, 외환당국 규제 경계, 북한 핵실험 리스크 등이 둔화되면서 환율이 하락한 것으로 분석했다.
지난 12일 북한이 핵실험을 단행했지만 원·달러 환율은 오히려 4.9원 하락했다.
이날 오전 11시 58분경 북한 함경북도 길주군에서 인공지진이 발생했다는 소식에 환율은 1095원대까지 상승했지만 금융시장 반응이 일시적 움직임에 그치면서 이내 상승폭을 반납했다.
북한 핵실험이 불확실성 해소로 인식되면서 역외 차액결제선물환(NDF) 시장에서 차익실현성 롱스탑(손절매도)이 집중 유입됐고 수출업체 네고물량까지 가세해 환율에 하락 압력을 가했다.
13~14일에도 비슷한 흐름이 이어졌다. 북한의 핵실험 이후 역내외 투자자의 차익실현성 롱스탑이 이어지면서 원·달러 환율은 하락 흐름을 지속했다. 주요 7개국(G7) 재무장관과 중앙은행 총재들이 시장결정 환율 지지성명을 발표한 점도 엔화 강세를 부추기며 환율의 하락 압력으로 작용했다.
15일에는 수출업체의 내고물량과 은행권 숏(매도)플레이로 원·달러 환율이 5.5원 하락했다. 주요 20개국(G20) 재무장관·중앙은행 회의에 대한 경계감과 주말을 앞두고 관망세가 나타나면서 거래는 한산했지만, 수급상 매도 우위가 나타나 환율은 4일 연속 하락세를 나타냈다.
전승지 삼성선물 연구원은 "북한 핵실험 이후 차익실현성 물량과 네고물량이 집중적으로 유입됐다"며 "원·달러 환율 1100원에 대한 견고한 저항력이 다시 한번 확인된 것"이라고 말했다.
손은정 우리선물 연구원은 "이번주 당국 규제 리스크와 북핵 리스크, 외국인 자금 이탈 우려 등 상승요인들이 약화되면서 반등 여력이 사라졌다"며 "방향성을 위로 이끌만한 재료들이 없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원·달러 환율은 다음주에도 제한적인 내림세를 이어갈 전망이다. G20 재무장관 회의에서 엔저에 대한 특별한 언급이 없을 것이라는 예측이 나오면서 엔·원 재정환율이 추가 하락할 가능성이 높아졌기 때문이다.
홍석찬 대신경제연제연구소 연구원은 "다음주 환율에 영향을 미칠 만한 큰 변수는 엔원 재정환율과 북한 장거리 미사일 발사"라며 "북한 미사일 리스크가 단기적 영향을 미칠 수는 이지만 G20 회의에서 엔화에 대한 언급이 없을 것으로 보여 엔화 하락 추세가 이어지며 환율에 하락 압력을 가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주언 유진투자선물 연구원은 "이번주를 거치며 환율 상승재료가 소진되면서 매수 심리가 약화됐다"며 "G20 회의에서 환율에 대한 별 다른 결론은 내지 못할 것으로 예상돼 엔화 하락에 따른 원화 강세가 나타날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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