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이종용기자] 은행권이 새 정부의 중소기업 지원정책에 적극 동조하고 있는 가운데 은행권 내부에서도 무분별한 중기 대출 확대의 부작용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권우영 우리금융경영연구소 선임연구원은 18일 '국내 은행권 중소기업대출 확대의 기회와 위험' 보고서를 통해 "중소기업 대출 확대가 시차를 두고 은행의 건전성 악화로 귀결돼 왔다"며 부실 증가로 연결될 가능성이 크다고 지적했다.
국내 중소기업의 매출액순이익률은 2006년 -1.2%에서 2007년 -1.4%로, 2008년에는 -4.4%로 악화됐다.
하지만 정부의 독려로 은행권이 중소기업 대출을 늘렸고, 이후 부실채권(NPL)비율이 확대됐다. 국내 은행의 중기대출 NPL 비율은 2008년 1.93%에서 2009년 1.80%로 낮아졌다가 2010년 3.11%로 커졌다.
권 연구원은 "은행이 중소기업 자금지원에 중요 역할을 해야 하나, 취약 업종을 중심으로 부실 확대요인이 잠재해 있으므로 대출과정에서 철저한 신용평가가 요구된다"고 언급했다.
이어 그는 "경기사이클에 따라 중소기업 부실 문제가 반복적으로 부각되는 만큼 중장기적으로 유망 중소기업을 선별할 수 있는 능력이 향후 은행의 핵심 경쟁력이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아울러 무분별한 중기 대출금리 인하는 경기악화로 중소기업의 자금조달 비용이 높아진 상황에서 우량 중소기업 대출만 늘리는 부작용을 낳을 수 있다는 의견도 나왔다. 일반 중소기업의 대출재원이 상대적으로 줄어든다는 이야기다.
이종수 하나금융경영연구소 수석연구원도 이날 "금융당국은 은행간 경쟁을 통한 금리인하 유도를 위해 중소기업 대출금리를 비교공시할 예정이며, 일부 은행들은 중소기업 대출은 금리상한선을 인하해왔다"며 이 같이 지적했다.
금리상한선이란 중소기업 신용등급별로 설정된 최고 대출금리 수준으로, 은행권은 평균 연 17~18% 수준이었던 중기대출 금리상한선을 최근 약 14% 수준으로 인하했다.
이 연구원은 "금리상한선이 하향되면 대출 담당자들은 금리 수준에 맞는 신용도를 가진 우량중소기업 대출에 주력하게 된다"며 "일반 중소기업의 대출재원은 상대적으로 축소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이에 "금리부담이 가중되고 있는 비우량 중소기업들에 대해서는 정부의 이차보전방식 경영안전자금을 적극 활용할 필요가 있다"며 "은행이 자체 재원으로 자금을 대출하고 정부는 대출금리와 정책적으로 정한 금리와의 차이만큼을 보전해주는 방식"이라고 말했다.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의중 금융산업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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