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박관종기자] 쌍용건설이 2004년 이후 두 번째 워크아웃을 신청했다. 회사는 재무구조 개선을 통한 투자유치가 얼마든지 가능하다고 자신하고 있다.
쌍용건설은 어려운 국내 사정과는 달리 여전히 '현재 진행 형'인 해외 사업의 역량 유지가 무엇보다 중요한 시기라고 호소하고 있다. '인수합병형(M&A) 워크아웃'이 가능하다는 생각의 중심에는 바로 잘나가는 해외사업이 있다.
쌍용건설은 26일 주채권은행인 우리은행에 워크아웃(기업 재무구조 개선작업)을 신청했다고 밝혔다. 채권단회의에서 논의돼 75% 이상이 찬성할 경우 워크아웃에 돌입하게 된다.
이후 회사는 채권단 출자전환과 동시에 제3자 유상증자를 진행할 계획이다. 강점인 해외사업 역량을 바탕으로 '인수합병형 식 워크아웃'이 충분히 성사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쌍용건설 관계자는 "워크아웃을 통한 재무구조개선으로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을 것"이라며 "아파트 분양 고객 피해 및 협력업체 부도 우려도 해소 할 수 있다"고 말했다.
쌍용건설은 2008년 1차 매각 실패 이후 2011년 1차례, 2012년 4차례 연이어 매각을 시도했으나 모두 실패로 돌아갔다. 이 때문에 시장 신뢰도가 급격히 떨어져 '회사채 연장불가'라는 어려움까지 겪어야만 했다.
유동성 확보를 위해 대규모 손실을 감수하면서까지 자산할인매각을 단행했다. 이 기간 쌍용건설은 1조9000억원 규모의 PF사업을 5000억원대로 대폭 축소하고, 3000가구의 미분양 아파트를 180가구로 줄이는 등 막대한 규모의 자산 할인 매각을 실시했다.
회사 몸집 줄이기에도 나섰다. 기존 6본부 41부 6팀에서 31팀으로 축소하고 임원 50% 감원과 함께 임금도 절반으로 삭감했다. 직원 30% 감원과 상여금 200% 반납이란 아픔도 감수했다.
이처럼 어렵게 꾸려 나가면서도 금융위기 이후 2010년까지 잇따라 흑자를 거두는 저력을 보였다.
하지만 2011년 1570억원, 지난해 4000억원의 손실을 기록하며, 최근 완전자본잠식 상태에 빠진 상태다.
◇"해외사업 있는 한 망할 수 없다"
이 같은 상황에도 불구하고 쌍용건설은 회생의 희망을 버리지 않고 있다. 해외에서 여전히 쌍용의 '저력'을 높이 사고 있기 때문이다.
쌍용건설은 국내 불황에도 불구하고 최근 3년 동안 1843억 이익을 해외사업을 통해 거둬들였다. 최근 3년 동안 국내에 3000억원의 유동성을 공급했고, 지금도 세계 8개국 16개 현장에서 약 3조원 규모의 공사를 진행하고 있다.
특히, 입찰사전심사(PQ)를 통과하고 입찰을 진행 중인 공사만 무려 23조원(215억6000만 달러)에 달한다.
쌍용건설 관계자는 "이처럼 막강한 해외건설 수주 능력은 회사가 회생살 수 있고 살아야 하는 이유는 물론 제3자 유상증자가 가능한 이유"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회사가 문을 닫아 해외 공사가 중단될 경우 국제 법정분쟁이 발생할 수 있고 진행 중인 해외공사 입찰 자격이 박탈될 수 있다"며 "이뿐만 아니라 1400여개 협력업체들도 연쇄 도산을 피할 수 없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처럼 해외 경쟁력이 여전히 유지되고 있고, 워크아웃과 출자전환 가능 소식까지 더해지면서 국내외 유력투자자들이 쌍용건설과 접촉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쌍용건설은 오는 28일 만기가 돌아오는 약 300억원의 어음을 회사가 보유한 현금으로 결제하기로 했다. 부도 위기의 급한 불은 껐지만 같은 날 만기인 300억여원 규모 외상매출채권은 해결이 어려울 전망이다. 이에 따라 하청업체들이 당분간 어려움을 겪을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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