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이효정기자] 경기대응완충자본 제도가 국내 도입되는 과정에서 바젤은행감독위원회(BCBS)가 마련한 신용·GDP 갭 외에 가계부채·가처분소득 갭을 추가로 설정해야한다는 의견이 제기됐다.
조규환·심원 한국은행 거시건전성분석 과장, 이항용 한양대학교 교수 등은 5일 'BOK 경제리뷰-경기대응완충자본 제도의 국내도입 방안' 보고서를 통해 우리나라 금융시스템의 잠재적인 위험요인인 가계부채를 감안해 가계부채·가처분소득 갭을 추가해야 한다고 밝혔다.
경기대응완충자본 제도는 금융안정위원회(FSB)와 바젤은행감독위원회(BCBS)가 과도한 신용팽창에 따른 시스템적 리스크 축적으로부터 은행 시스템을 보호하기 위해 2010년12월 공표한 제도다.
이 제도는 금융경기 호황 시에 추가 자본을 적립해 과도한 신용팽창을 억제하고 금융위기가 발생하면 적립한 자본을 손실보전·대출재원 등에 사용하도록 해 신용위축을 방지하는 방식으로, 2016~2018년에 걸쳐 단계적으로 도입될 예정이다.
보고서에 따르면 신용·GDP 갭 지표를 외환위기(1997년 4분기)·카드사태(2002년4분기)·글로벌 금융위기(2008년 3분기) 등 3차례 위기를 대상으로 적용해본 결과, 신용·GDP 갭이 1997년과 2008년 위기에 대해서는 완충자본 적립에 대한 준칙지표로 유용했지만 2002년 위기 시에는 적절한 시그널을 주지 못했다.
조 과장은 “오히려 가계·가처분소득 갭이 2002년 위기 포착에 유용했던 것으로 나타났다”며 “우리나라에 적합한 경기대응완충자본 적립지표로 신용·GDP 갭과 가계·가처분소득 갭을 동시에 고려하는 것이 적절하다”고 설명했다.
경기대응완충자본은 위기 상황 시 신속하게 사용돼야 하므로 특정 지표를 기준으로 결정하기 보다는 정책당국이 시스템적 위기상황에 대한 다양한 정보를 종합적으로 고려해 결정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분석이다.
경기대응완충자본 제도 도입 시 통화정책 및 미시감독정책과 조화롭게 조정·운영될 수 있도록 중앙은행과 감독당국이 긴밀히 협력해 제도를 운용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의견도 제기됐다.
조 과장은 “경기대응완충자본 제도가 중앙은행과 감독당국의 연계성을 고려하지 않고 운용되면 통화신용정책의 파급경로가 제대로 작동하지 않아 정책 유효성이 저하될 우려가 있다”며 “경기대응완충자본 제도는 통화정책과 미시감독 정책 간 상호관계를 고려해 종합적인 판단 하 에서 운용돼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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