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종도 카지노, 논란 가열.."외국계, 특혜 챙기고 '먹튀' 우려"
2013-03-11 18:43:23 2013-03-11 18:45:58
[뉴스토마토 정헌철기자] 인천자유경제구역(IFEZ) 내 영종지구에 외국계 카지노 유치사업이 가시권에 들어오면서, 이를 둘러싼 논란도 가열되고 있다. 
 
정부가 선행 투자비용을 기존 3억달러에서 5000만달러로 대폭 낮춘 것이 '특혜'라는 비판과 함께, 외국계 투기자본이 허가권을 얻은 뒤 이득을 남기고 되파는 이른바 '먹튀'를 할 수도 있다는 우려도 높아지고 있다.
 
11일 업계에 따르면 중국계 화상(華商) 리포그룹과 미국 라스베가스 카지노 자본인 시저스엔터테인먼트의 합작법인인 LOCZ코리아(리포&시저스), 일본 파친코 기계 제작업체인 오카다홀딩스의 한국 자회사 2곳(유니버셜엔터테인먼트. 오카다홀딩스코리아) 등은 지난 1월 말 영종도에 외국인 전용 카지노를 짓겠다며 문화체육관광부에 사전심사를 청구했다.
 
여기에다 다국적 자본업체인 (주)에잇시티, 세계한상(韓商) 소속 해외동포기업인이 출자한 (주)세계한상드림아일랜드 등이 가세할 경우 영종지구에서만 카지노 운영권을 따내려는 기업은 5개로 늘어난다
 
카지노 허가는 관광진흥법에 따라 이뤄지며 문화부장관은 사전심사 청구일로부터 4년 내 정식 허가에 필요한 시설 등을 갖추는 조건으로 60일 이내(30일 연장 가능)에 심사 신청 업체에 카지노 운영 적합 여부를 통보해야 한다.
 
문화부가 현재 심사활동에 돌입한 상태며 이달 말 허가 여부를 해당 기업에 통보할 예정이다.
 
외국 카지노 자본의 국내 진출은 지식경제부가 '경제자유구역 지정 및 운영에 관한 특별법 시행령'의 일부를 개정하면서 봇물을 이루고 있다.
 
지경부는 '외국인 투자자금 유치 활성화'를 명분으로 외국인 투자자가 경제자유무역에 카지노를 개설 시 필요한 선행 투자비용을 3억달러에서 5000만달러로 낮추며 사전심사제도를 도입했다.
 
실제 투자액이 없이도 5000만달러를 유치하고 사업계획서를 내면 카지노 운영 적합성을 서류만으로 평가, 사전심사 통보서를 발급해 줄 수 있게 한 것이다.
 
카지노 운영 허가를 서류만으로 내주는 사실상의 '사전허가제'로 받아들여지면서 '국내 카지노 업체들은 '특혜'라고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또 "외국 투기자본이 흘러들어와 '단물'만 빼먹고 가는 '먹튀' 문제가 생길 수 있다"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국내 카지노업체 관계자는 "자칫하면 사회적 재앙을 초래할 수 있기 때문에 미국과 마카오 등 카지노가 발전된 나라에서조차 카지노 면허 발급을 매우 까다롭게 한다"며 "카지노 업계에서 3억달러는 부담스런 자금이 아님에도 조건을 낮추는 것은 특혜"라고 비판했다.
 
또 "경제자유구역은 국세(3년), 지방세(10년)가 일정 기간 면제되는데 이런 식으로 조건조차 간소화하면 이중 특혜가 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실제로 정부는 국내 기업에 대해서는 지난 1995년부터 2012년까지 카지노 허가(2005년 한국관광공사 3건 제외)를 내주지 않았다.
 
더욱이 이들이 카지노 운영 허가를 얻은 후 면허권을 국내외 업체에 비싸게 팔고 나갈 경우 이를 막을 방법이 없다.
 
문화부 관계자는 "서류 심사를 최대한 철저히 하고 있으며 서류 보완도 요청해 놓았다"고 신중한 반응을 보였다.
 
그는 또 "외국 기업이 5억달러 이상 투자를 완료한 후에나 카지노 면허권을 양도·양수할 수 있으며, 이 경우에도 신규허가제에 준하는 심사를 하기 때문에 '먹튀'가 발생할 수 없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기성 편집국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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