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합상사들의 자원개발 모형 '이분법'..모험이냐 안정이냐
직접개발 vs 지분참여 방식으로 나눠져
2013-03-13 11:00:00 2013-03-13 11:02:26
[뉴스토마토 염현석기자] 국내 종합상사들이 자원개발에 집중하면서 각 기업들의 자원개발 모형에도 관심이 쏠리고 있다.
 
일부 종합상사는 탐사부터 천연자원 생산까지 일괄 담당하는 '직접개발' 형식을 취하고 있고, 다른 편에서는 사업성이 있는 광산이나 광구 등에 투자하는 '지분참여' 방식을 택하고 있다.
 
13일 자원개발업계에 따르면 기업이 '직접개발' 모형으로 자원개발 사업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탐사-개발-생산'의 과정을 거친다. 직접 자원개발을 하는 과정은 막대한 자본과 오랜 기간이 소요되기 때문에 지속적인 투자금과 함께 기업을 운영할 안정적인 수입원 마련이 필수조건이다.
 
◇대우인터내셔널 미얀마 가스전 조감도(자료제공=대우인터내셔널)
 
◇LG상사·대우인터, 직접개발 선호
 
LG상사(001120)대우인터내셔널(047050)과 같이 직접개발을 선호하는 기업들의 경우 비주력 계열사 정리·자산 매각 등을 통해 자원개발 비용을 충당했다. 여기에 개발 기간 동안 투자금을 회수할 길이 없기 때문에 상당 기간 영업이익에도 문제가 발생한다.
 
LG상사와 대우인터내셔널은 자원개발 확보 자금 마련을 위해 지난해 각각 2876억원 규모의 GS리테일 주식과 1조2000억원 규모의 교보생명 주식을 매각했다.
 
LG상사 관계자는 "탐사부터 생산까지 모든 과정에 참여하는 자원개발 방식은 큰 투자금, 오랜 개발 기간 등 리스크가 크지만, 그만큼 돌아오는 이득도 크다"며 "지난해부터 직접개발을 통한 이익이 본격화되면서 지난해 영업이익의 70%를 자원개발 사업부문에서 거뒀다"고 말했다.
 
현재 LG상사는 중국·호주·동남아 등에서 석탄·석유·가스와 같은 에너지 자원과 동·아연·우라늄 등의 광물자원 사업을 진행 중이다.
 
대우인터내셔널 또한 지난 10년간 투자해왔던 미얀마 가스전에서 가스전 생산을 목전에 두면서 주가가 상승하는 등 효과를 톡톡히 보고 있다.
 
증권가에서는 대우인터내셔널의 미얀마 가스전이 올 하반기부터 상업 생산을 시작하면 향후 20여년간 매년 3000억원 이상의 이익이 발생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SK네트웍스·현대상사는 지분참여로 안정적 물량 확보
 
반면, SK네트웍스(001740)현대상사(011760)는 '직접개발'보다는 '지분참여'를 통해 안정적인 '물량 확보'에 무게를 두고 있다.
 
◇마다가스카르의 암바토비 니켈광산 플랜트 현장
 
SK네트웍스는 현재 브라질 MMX 철광석 광산 지분 13.7%, 호주 스프링베일 석탄광산 지분 25% 등 중국·인도네시아·멕시코 등에서 석탄·철광석·구리광산 등에 지분 참여 중이다.
 
SK네트웍스 관계자는 "지분참여를 통한 안정적인 자원 물량 확보로 수익을 창출할 것"이라며 "올해 브라질 MMX 광산 인근에 항구가 완성 되고 MMX 광산 생산이 정상적으로 이뤄지면 2014년부터 자원개발이익이 본격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업계도 종합상사들의 지분참여 방식을 전통적인 종함상사 모델을 한 단계 업그레이드한 것으로 평가하고 있다. 천연자원 가공을 제외한 전범위에 걸친 트레이딩을 하기 때문이다.
 
또 지분참여로 확보한 안정적인 물양을 가공공장에 제공한 후, 가공품까지 다시 트레이딩할 수 있다.
 
한 종합상사 관계자는 "회사마다 자원개발 부문 사업 비중의 차이가 있지만, 단순 트레이딩 만으로는 이미 수익 창출에 한계가 있다"며 "국내 종합상사들이 직·간접적으로 자원개발에 눈을 돌리는 것은 당연한 수순"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국내 종합상사가 추구하는 것은 결국, 일본식 종합상사로 자원개발 전문회사를 넘어 종합상사만의 특징을 살린 전문 *오거나이징 회사가 목표"라며 "현재 이뤄지고 있는 직·간접적인 자원개발 방식은 차이는 있지만 앞으로 오거나이징 사업을 위한 국내 종합상사들의 초석이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용어설명>
*오거나이징 회사: 정보력, 마케팅력, 금융 조달력 등 종합적인 능력을 접목해 사업을 기획·발굴하는 회사를 말한다.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기성 편집국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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