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진출 기업마저 '대·중소 양극화'..영업익 하락세 뚜렷
2013-04-24 11:00:00 2013-04-24 11:00:00
[뉴스토마토 김기성기자] 대·중소 양극화의 그늘은 중국에 진출한 기업이라고 예외가 아니었다. 중국에 진출한 국내기업 절반가량이 지난해 중국 경기 부진에 따른 실적 악화를 호소했다. 특히 대기업보다 중소기업의 경영환경이 극도로 악화된 것으로 드러났다.
 
대한상공회의소는 최근 중국에 진출한 국내기업 180개사를 대상으로 '2012년 경영성과 및 사업전략'을 조사한 결과, 응답기업의 47.2%가 '전년보다 영업이익이 떨어졌다'고 답했다고 24일 밝혔다. 같은 기간 '증가했다'는 응답은 37.8%, '변동 없다'는 답변은 12.2%로 집계됐다.
 
 
규모별로는 중소기업 10곳 중 5곳(54.6%)이, 대기업은 10곳 중 3곳(31.1%)이 지난해 영업이익이 전년에 비해 하락했다고 답했다. 중소기업이 대기업에 비해 중국 내수경기의 영향을 직접적으로 받은 결과다. 매출은 정체된 반면 노무비는 크게 올랐기 때문으로 대한상의는 분석했다.
 
영업이익 하락의 원인으로는 '중국 내수시장 부진'(20.8%)이 첫손에 꼽혔다. 이어 '노무비 증가'(17.6%), '중국내 경쟁 격화'(16.0%), '원자재 및 부품가 상승'(14.4%), '수출 부진'(11.2%)이 뒤를 이었다. 우려했던 '환율 영향'은 6.4%에 불과했다.
 
대한상의는 "재중 국내기업들이 최근 세계경기 침체로 수출이 부진하자 중국시장 공략에 나서고 있으나 기대만큼 경기가 살아나지 않고 있다"며 "현지기업과의 경쟁, 인지도 부족, 유통망 확보 등의 어려움으로 판로 개척조자 쉽지 않은 실정"이라고 진단했다.
 
상의는 특히 "중국정부가 2015년까지 매년 15%의 임금 상승을 목표로 최저임금을 지속적으로 올리는 등 가중되는 노무비 부담도 경영악화의 한 원인"이라고 지적했다.
 
반면 경영실적 악화에도 불구하고 지난해 대 중국 투자는 전년 대비 비슷하거나 오히려 늘린 것으로 조사됐다. 지난해 신규투자 규모를 전년과 비교한 질문에 '늘렸다'는 기업이 38.9%, '비슷한 수준'이라는 기업이 42.8%인데 반해 '줄였다'는 기업은 13.4%에 그쳤다. 세계 최대 시장인 중국을 여전히 활로로 보고 있음을 방증한 것으로 풀이된다.
 
올해 중국내 사업전략을 묻는 질문에는 '주력사업을 적극적으로 확장하겠다'는 답변이 절반에 가까운 49.4%로 집계됐다. '신규사업 진출을 꾀한다'는 답변도 27.2%나 돼 중국에 진출한 국내기업들이 올 한해 다소 공격적인 경영을 펼칠 것으로 전망됐다. '현상유지'는 11.7%, '한국 또는 제3국으로의 이전'은 2.3%에 그쳤다.
 
또 중국에서의 원활한 경영활동 전개를 위해 필요한 지원 분야로는 '내수시장 판로 개척'(23.8%)이 첫째로 꼽혔다. 이어 '자금조달'과 '마케팅'이 각각 13.8%로 조사됐으며, 이어 '고급인력 확보'(9.6%), '중국경제 관련 정보'(8.8%) 등이 뒤를 이었다. 한중 양국의 최대 관심사인 FTA의 조속한 체결은 5.0%에 그쳤다.
 
오천수 대한상의 북경사무소장은 "중국 내수시장 공략이 쉽지 않아 중국에 진출한 국내기업의 경영성과가 기대에 못 미치고 있다"며 "중국 소비자들의 특성과 타깃에 맞는 차별화된 제품개발과 마케팅, 유통망 강화 등의 대책마련이 시급하다"고 조언했다. 이어 "수익성 개선을 위한 생산성 향상과 기술혁신 및 사업조정 노력도 필요하다"고 부연했다.
 
한편 이번 조사는 지난 1월18일부터 3월29일까지 중국 현지에 진출한 국내기업 180개사를 대상으로 전화 및 팩스, 이메일 등을 통해 진행됐다.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기성 편집국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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